광주서 가까운 응급실 못 간 의식불명 여대생 결국 숨져

2024-09-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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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떨어진 조선대병원 응급실 가지 못해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여대생

광주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가까운 응급실에 못 간 여대생이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가 결국 숨졌다.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가상 이미지다. 광주에서 의식불명 여대생이 결국 사망했다. / MS Bing Image Creator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가상 이미지다. 광주에서 의식불명 여대생이 결국 사망했다. / MS Bing Image Creator

13일 연합뉴스는 광주 동부경찰서 등에 확인해 이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광주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여대생 A(20) 씨가 일주일만인 전날(12일)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대생 A 씨는 농촌 봉사활동(농활)을 다녀온 뒤 뒤풀이 자리에 참석해 또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조선대학교병원에 영상통화를 활용한 '스마트 의료 지도'를 요청했고 A 씨의 상태를 영상통화로 본 의료진은 '처치 불가' 진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응급조치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구급대는 응급실 이송을 위해 조선대병원 응급실에 전화했지만 통화가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대병원 응급실은 A 씨가 발견된 곳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1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당시 조선대학교 응급실에는 응급 전문의 대신 외과 전문의 2명이 당직 근무를 하고 있다가 긴급 수술과 다른 환자 대응으로 자리를 비워 응급 이송을 위한 전화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병원은 연합뉴스에 "스마트 의료 지도 이후 소방대원에게 두 차례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다. 당시 의료진 2명은 각각 응급 수술과 환자 처치를 하던 중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구급대는 차로 5분 거리인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A 씨를 긴급 이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치료를 받은 A 씨는 맥박과 호흡이 돌아왔지만 의식불명 상태였다.

경찰은 A 씨 사망에 범죄 연관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오후 대학 동아리 농촌 봉사활동에서 처음 만난 또래 4명과 함께 뒤풀이로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근처 식당에서 시작된 술자리는 다음 날(5일) 새벽까지 자리를 옮기면서 계속됐고 A 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교내 벤치에서도 술자리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런 점 등을 감안하면 강요에 의한 술자리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의 일행들은 "술을 많이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