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대학가 원룸촌서 발생한 굉음... 알고 보니 마약 제조시설이 폭발한 것이었다

2024-09-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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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원룸촌까지 파고 든 마약제조시설

안성 대학가 원룸촌서 사용된 마약 제조 설비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안성 대학가 원룸촌서 사용된 마약 제조 설비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압수한 마약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이 압수한 마약 /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대학가 원룸촌에서 마약을 제조하고 투약하다가 폭발 사고까지 일으킨 외국인들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30대 러시아인 A씨 등 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7월 안성시 한 대학가 원룸에서 대마초의 일종인 '해시시'를 제조하고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의 원룸에서 대마 223g과 해시시 제조에 필요한 화학약품 등을 압수했다.

A씨와 그 일당은 원룸 내부에 마약 제조 설비를 갖춘 뒤 각종 화학약품과 원료를 배합해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마약 제조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제조자인 B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30대 카자흐스탄인 B씨에 대해선 경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마약을 조직적으로 수거·판매한 외국인 조직원들도 함께 검거돼 검찰에 송치됐다. B씨 등 7명은 범죄단체조직 및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B씨 등은 2021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경기, 인천, 충남 일대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조직원을 모집하고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동남아에 있는 총책 C씨의 지시를 받으며 배포책과 수거책 등 역할을 나눠 활동해왔다.

경찰은 2021년 2월 화성 남양면에서 발생한 '외국인 운전자 무차별 폭행 사건' 수사 과정에서 C씨의 범행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해왔다. 당시 고려인 마약 조직원들이 마약 판매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하고 돈을 뜯었던 또 다른 고려인을 대낮에 차량으로 가로막아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C씨는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수사망에 오를 것을 우려해 출국했으며, 이후 텔레그램을 통해 계속해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A씨와 B씨 일당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압수한 마약류는 대마 1.2kg, 메페드론 242g, 해시시 54g 등이다. 약 8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의 마약 거래 대금 39억 5000만 원 중 23억 5000만 원은 기소 전에 몰수·추징 보전 조치가 이뤄졌다. 경찰은 거래 대금을 바탕으로 약 20만 명분의 마약이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유통한 외국인 2명을 추가로 구속 송치했으며, 이들에게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외국인 113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이 중 불법 체류자로 확인된 6명은 출입국외국인청으로 넘겨져 강제 출국 조치됐다. 해외에 체류 중인 C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