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꽤 놀라운 현상이 발견됐다

2024-09-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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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양상 보인 추석 선물 시장

올해 추석 선물 시장은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서도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추석을 앞둔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 뉴스1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은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를 시작했으며, 서울의 한 이마트 매장에서는 시민들이 선물세트를 고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마트는 지난 7일부터 본판매에 돌입했다. 롯데마트는 사전예약 기간 동안 누적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3만원 미만의 초가성비 선물세트 매출이 50%가량 급증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과거보다 용량과 가격대를 낮춘 '가성비'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3만원 이하의 과일 가성비 선물세트 품목을 30% 이상 늘리고, 준비 물량도 20%가량 확대했다. 축산 선물세트 역시 10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약 40% 늘렸다. G마켓에서도 저가형 제품의 매출 상승률이 높았다. 1만원 이하 식용유 선물세트는 지난해와 비교해 60% 늘었으며, 양말, 약과, 치약 세트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

명절을 앞두고 '짠물 소비'가 이어지는 이유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에서 "수출 호조에도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가구 흑자액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원 감소했다. 이자비용 상승 등으로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고 있다.

기업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470개사를 대상으로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을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47.7%가 '지급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12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로는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40.7%)가 가장 많이 꼽혔고, '사정상 지급 여력이 없어서'(28.0%)가 뒤를 이었다.

추석 선물 시장은 프리미엄 상품과 실속형 세트로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고가 상품군에서는 GS25의 2억5000만 원짜리 '고든앤멕페일 제너레이션 글렌리벳 80년산'과 신세계백화점의 2억 원대 '맥캘란 레드 컬렉션 78년' 등이 눈에 띈다. 또 GS25, CU, 세븐일레븐에서는 5억 원에 달하는 위스키를 추석 선물세트로 내놓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1만 원 미만 가성비 선물도 주목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6930원짜리 휠라 양말세트를 5+1 혜택으로 판매하고, 롯데마트는 피에르가르뎅 양말 세트를 6900원에 1+1으로 제공한다. 명절 인기 품목인 한우 세트도 프리미엄과 실속형으로 나뉘어진다. 롯데백화점은 43만 원대 '한우특선 스테이크 기프트'와 20만 원대 '한우 소확행 로얄 기프트'를 동시에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브랜드 '신세계 암소 한우'의 등급을 1++등급까지 확대해 70만 원대 '명품 한우 만복'부터 18만 원대 '암소 한우 오복'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유통업계는 사전예약 수요 증가에 대비해 물량을 대폭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전년 대비 20%, 현대백화점은 15%, 신세계백화점은 10% 가량 예약 판매 물량을 확대한 상태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