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앞에서 100명, 200명씩 죽어나가길 바란다” 의사·의대생 게시판 글 충격

2024-09-11 17:28

add remove print link

정부, 글 작성자 수사 의뢰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응급대원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응급대원이 환자 이송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정부가 최근 의사·의대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게시판에서 "국민들이 더 죽어나가야 한다"라고 말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1일 오후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을 열고 "현장 의료진 보호를 위해 명단 유포나 비방 등의 게시글을 확인하는 즉시 신속하게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하고 있다"며 "금일 의사 내부 커뮤니티에 '응급실 죽어도 좋다' 등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게시글들이 있다고 들었고 복지부는 관련 증거 자료를 확보하여 가능하면 오늘 중으로 신속히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응급실 뺑뺑이 사망'을 두고 시민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누군가가 캡처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캡처 사진을 보면 의사로 추정되는 누리꾼 A 씨는 "난 증원 그런 거 관심 없고 오로지 개센징(한국인 비하하는 표현)에 대한 복수만 필요하다"며 “길바닥에서 개센징들이 죽어가고 하루에 100명, 200명씩 응급실 앞에서 울부짖으며 죽어가는 걸 원한다"고 말했다.

A 씨는 "길바닥에서 피 토하면서 죽어갈 때가 되면 그때 백지수표 가지고 오라고 하면 된다"며 "이번 사태가 어떻게 끝나든 개센징들에 대한 혐오, 증오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히틀러가 이해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사와 의대생들도 시민 조롱에 나섰다. "개돼지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라.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다", "조금의 동정심도 안 든다. 응급실 못 가? 어쩌라고. 너희가 이렇게 만들었잖아", "우린 국민 엿 먹으라고 눕는 게 아니다. 죽으라고 눕는 거지", "의주빈(의사+조주빈 합성어) 됐다. 이젠 2세 아기 사진 봐도 감흥이 없다"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한 의사는 "의사는 드러누울수록 오히려 가치가 올라간다. 이 사태가 지속될수록, 의사들이 일을 안 할수록 상대적 가치가 상승한다"며 "왜냐하면 의사라는 건 검사, 변호사 따위와 달리 원초적이고 필수적이며 대체 불가니까"라고 말했다.

정부 조롱도 많았다. "아직 정부가 정신 못 차린 듯", "곤장을 쳐야 말을 듣는 나라", "국가가 우리를 국민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건 정당한 대응이다. 다 죽어라", "정부와 국민을 궤멸시켜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