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살기 좋은 나라'... 한국 순위가 정말 놀랍다

2024-09-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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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은퇴지수'에서 아시아 1위와 세계 20위를 기록

한국이 은퇴 후 살기 좋은 국가로 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자료 사진  / Nasibli Sabir-shutterstock.com
한국 자료 사진 / Nasibli Sabir-shutterstock.com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가 발표한 '세계은퇴지수(GRI)'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오른 20위를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각각 23위와 25위에 올랐다. 중국은 38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건강, 재정, 삶의 질, 물질적 행복에서 각각 22위, 5위, 37위, 12위를 차지했다. 나티시스는 한국의 건강 지표가 개선되며 GRI 순위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1인당 보건 지출과 기대 수명이 크게 개선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아시아 국가 중 25위 안에 든 국가는 한국 외에도 일본(6위)과 싱가포르(13위)로 나타났다.

'은퇴 후 재정' 부문에서 한국은 5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3계단 하락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금융시스템의 노년층 의존도 확대와 높은 세금 압박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물질적 행복감' 부문에서는 소득 불균형 개선과 안정적인 실업률 덕분에 12위에 올랐다. 특히 실업률이 2~3% 내외로 현저히 낮은 것은 여성과 한국인의 노동 시장 참여 증가와 의료, 숙박, 플랫폼 경제 부문의 수요 증가 덕분이다.

한국의 삶의 질 종합 점수는 61점으로 37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 비해 2점 가량 오르며 한 계단 올랐다. 이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여전히 아쉬운 결과로 평가된다.

전 세계적으로 은퇴자들은 더 많은 금액의 은퇴자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나티시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0%는 100만달러(약 13억 4300만 원)를 저축하더라도 여전히 은퇴할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중 18%는 이미 100만 달러를 소유한 사람들로 집계됐다.

세계은퇴지수(GRI) 상위 25위 국가 목록 / 나티시스
세계은퇴지수(GRI) 상위 25위 국가 목록 / 나티시스

보고서는 이자율과 인플레이션 등이 은퇴자들의 주요 우려 사항이라고 짚었다. 또 은퇴자금을 연금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조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도 2015년 67%에서 2023년 81%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 후 재정적 안정을 위해 개인의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의 은퇴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금융 시스템의 부담이 커지고, 높은 세금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자들의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