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급증하고 있다는 '15세기 감염병' 환자

2024-09-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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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매독 유행의 영향 있다는 분석도 나와

최근 한국에서 매독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병원 상담. / R Photography Background-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병원 상담. / R Photography Background-shutterstock.com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고된 매독 환자는 18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6명 대비 4.52배 증가했다. 이는 매독이 3급 감염병으로 상향 조정돼 전수 감시 대상이 된 결과로 분석된다.

서 의원은 "올해 새로 시행되는 전수 감시 체계를 통해 매독 감염의 정확한 규모와 역학관계를 파악하고, 매독 확산 시 신속한 예산 마련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독은 4급 감염병에서 3급 감염병으로 상향되면서 모든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단할 때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이전에는 일부 의료기관에서만 신고했다. 이로 인해 매독 환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매독 환자의 성별 비율은 남성이 70%, 여성이 30%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나타났고, 여성은 20대에서 주로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전수감시로 바뀌면 신고 강제성이 생기고 감시 의료기관도 늘어나 환자 수가 당연히 늘 수밖에 없다"면서도 "일본에서 유행 중인 만큼 절대적인 환자 수도 늘어났을 것으로 보이며 안전한 성관계 인식이 떨어진 것도 한 몫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현재 일본에서 매독이 유행 중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도쿄 내 매독 감염 환자 수는 지난 1일 기준 246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701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도쿄도 보건의료국의 니시즈카 이타루 감염병 대책 조정 담당 부장은 "최근 3년간 매년 역대 최다 감염자 수를 경신하고 있다"며 "매독의 특징은 자각 증상이 적다는 것으로, 무증상인 경우에도 감염 사실을 모르고 타인에게 전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매독 감염 문제는 최근 수년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2022년에도 도쿄도에서만 3677명의 감염자가 나왔으며, 지난해엔 3701명으로 신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2022년에는 23년 만에 전국 연간 감염자 규모가 1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확산세는 1960년대 이후 최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성병. /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성병. / 픽사베이

가장 대표적인 성병 중 하나인 매독은 15세기 무렵 전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친 감염병이었지만, 20세기 들어 '페니실린'이 개발되면서 위세가 점차 줄어들었다.

지금은 항생제를 통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선진국에서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부 국가에선 매독 감염 환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본 보건 당국은 안전한 성관계 및 정기적인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매독은 성기 혹은 그 주변부에 무통성 궤양이 발생하는 1기, 전신에 발진이 발생하는 2기, 신경계 이상 또는 척추뼈 등 골격계 변형이 나타날 수 있는 3기로 나뉜다.

치료는 페니실린 주사가 1차 치료다. 1·2기 혹은 초기 잠복 단계 매독은 페니실린 근육주사를 한 번 맞는 것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3기 이상 후기 매독은 중추신경계로 침범하지 않았다면 일주일에 1회씩 3주 간 주사 치료를 시행한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