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박지원 설전 지켜보던 국회의원들 웃음보 터진 이유... 오늘 국회서 벌어진 일

2024-09-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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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서 비서실장-경제수석으로 함께 일했던 두 사람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9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랜 인연을 뒤로하고 날카로운 공방을 주고받았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두 사람은 김대중(DJ)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각각 비서실장과 경제수석으로 함께 일한 바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윤석열정부를 대표하는 총리와 야당 중진 의원으로 다시 만났다.

박 의원은 대정부질문 첫 질문자로 나서며 한 총리에게 "대통령이 달나라 대통령이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한 총리는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최근 응급의료 체계 혼란을 비판하며 "불만 켜 놓고 문 열어 놓으면 응급실인가. 24시간 문 열고 불 켜놓는 편의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며 맞받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를 언급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박 의원이 "우리가 잘 아는 사이 아니냐"라고 묻자 한 총리도 "너무나 잘 아는 사이"라며 응답했다. 박 의원이 한 총리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추천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오랜 인연을 언급했다.

이후 박 의원은 한 총리에게 "한 총리는 사모님이 디올백 300만 원짜리 가져오면 받으실 건가"라고 기습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 총리는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의원은 과거 경제수석 시절의 한 총리의 결단력을 언급하며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 모시면서 IMF 외환위기도 극복해봤고 경제수석 때 스크린쿼터 얼마나 소신 있게 반대했나. 왜 지금은 말씀을 못 하느냐"고 한 총리를 다그쳤다.

그러면서 "그 순한 한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그때는 좋은 한덕수였는데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직언을 던졌다.

그러자 한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저한테 싸우라고 할 때 제가 싸우던가. 저 안 싸운다"고 단호하게 응수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원님 저 안 변했다. 의원님을 존경하고, 의원님과 함께 말레이시아에 가서 외환위기를 극복하려 했던 것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유머 섞인 대화로 이어져 여야 의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생일파티 사진을 공개한 대통령실을 겨냥해 "정신 나간 대통령실에서 왜 하필 이런 사진을 공개해 국민 염장을 지르느냐"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해 "이제까지 비서실장, 공보수석, 홍보수석으로 모든 정권을 통틀어 최고였던 박 의원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칭찬으로 받아쳤다.

박 의원이 이에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나를 데려다 쓰라고 하시라"고 농담을 건네자, 한 총리는 "그렇게 건의하겠다"고 즉각 대답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 총리는 답변을 마치며 "이렇게 뵈니 너무 좋다"고 인사를 건넸고, 박 의원은 "그럼 삼청동으로 초청이나 한 번 해보라"고 받아쳤다. 한 총리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박 의원이 국가정보원장으로 있을 때를 언급하며 "사실 국정원장실에서 한 번쯤 부르실 줄 알았다"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저렇게 졸랑졸랑 덤비니 대통령이 하는 짓을 총리가 배우고 국회의원들, 장관들이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마지막으로 지적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