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깽판”...오페라 공연 중단·커튼콜 거부 '초유의 사태'

2024-09-0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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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배우와 지휘자에 불만 제기하며 공연 중단

오페라 ‘토스카’ 공연 중 세계적인 오페라 디바 안젤라 게오르기우(59)가 상대 배우와 지휘자에게 불만을 제기하며 공연을 중단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성악가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제작발표회에서 손키스를 하며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성악가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제작발표회에서 손키스를 하며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9일 서울신문 등에 따르면 해프닝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공연 중 발생했다. 테너 김재형이 ‘토스카’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인 ‘별은 빛나건만’을 마친 뒤 관객석에서 열띤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자 앙코르곡을 불렀다.

오페라 공연 중 앙코르곡을 부르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아주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그때 주인공 토스카 역을 맡은 게오르기우가 불만을 표출했다. 무대 한쪽에 등장해 손을 휘젓는가 하면, 앙코르곡이 끝난 뒤 다음 연주가 시작되자 지휘자 지중배에게 음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지중배가 연주를 이어가자 게오르기우의 몸짓은 더 격렬해졌고, 결국 오케스트라 연주가 멈췄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게오르기우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것은 리사이틀(독주회)이 아니고 오페라다. 나를 존중해야 한다”며 앙코르를 한 지중배와 김재형에게 항의했다.

가까스로 공연은 재개됐으나, 게오르기우의 무대 난입과 음악 중단 등 잇따른 돌발 행동으로 인해 흐름이 끊겼고 관중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오르기우의 이례적 행동은 무대 인사인 커튼콜에서도 계속됐다.

출연자들이 차례로 나와 관객들에게 인사했지만, 게오르기우는 자신의 등장 차례에도 몇 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뒤 그는 사무엘 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관객 앞에 뒤늦게 섰지만, 일부 관객은 “고 홈(집으로 돌아가라)”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공연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게오르기우의 행동을 지적하는 항의성 게시물들이 속출했다. “역대급 깽판이었다”, “기분 제대로 망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등의 반응이었다.

파장이 커지자 세종문화회관은 ‘오페라 토스카 공연과 관련해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과문을 내고 고개 숙였다.

'공연 중단 사태' 안젤라 게오르기우 / 뉴스1
'공연 중단 사태' 안젤라 게오르기우 / 뉴스1

사과문에는 “9월 8일 공연 현장에서 카바라도시의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들은 관객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에 화답한 테너의 아리아 앙코르에, 토스카를 연기한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불만을 제기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에 세종문화회관 서울시 오페라단은 안젤라 게오르기우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관객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는 등의 내용이 적혔다.

한편 1992년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199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연이어 오페라 ‘라 보엠’의 미미 역을 맡아 데뷔한 게오르기우는 세계적인 오페라 슈퍼스타로 불리는 성악가다. 2001년에는 브누아 자코 감독의 오페라 영화 ‘토스카’에 출연해 토스카 역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바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