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팔레스타인전 당시 모욕적인 야유에 대한 솔직한 심정 밝혔다

2024-09-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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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런 것들은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 안에서만이라도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 감독은 전날 오만 무스카트에 도착해 첫 훈련을 진행하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솔직하게 밝혔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에서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팔레스타인과 맞붙었다.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었지만 경기 내내 경기장 분위기는 차가웠다. 팬들은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을 이유로 경기 내내 홍 감독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심지어 경기 중 홍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기만 해도 관중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경기 결과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득점 없이 0-0 무승부에 그쳤다. 무기력한 경기를 지켜본 관중은 더욱 실망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경기장은 팬들의 야유로 진동했다. 이때 김민재가 붉은악마가 있는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항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논란을 일으켰다. 팬들과 선수 간의 갈등 양상이 드러나면서, 김민재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홍 감독은 10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나선 자신을 향해 팬 비난이 쏟아진 데 대해 "처음 하는 거니까, 아무래도 당황스러운 점이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감독은 “비난이야 감독이 받으면 되는 거지만, 우리 선수들한테는 응원해주길 바란다”며 선수들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홍 감독은 경기장 내에서의 비난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며 “어차피 우리 선수들은 경기를 해야되는 거니까,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고맙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민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홍 감독은 매우 여린 성격의 김민재가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지난해에도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 해명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하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팔레스타인전에서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재는 오만 무스카트 공항에서 팬들과 소통하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김민재는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면서, 팬들의 응원에 힘을 받으며 뛰는 선수"라면서 김민재에 대한 지지를 당부햇다.

B조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뼈아픈 결과다. 오만과의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대표팀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 감독 선임 이후 일기 시작한 경질 여론도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홍 감독은 오만과의 경기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상황에 대해 “나도 이런 것들은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지난 경기 분위기, 흐름, 선수들의 생각, 이런 것들이 또 다음 경기에서는 어떻게 이어질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수들의 결속력과 응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 결과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 선수들은 너무 불필요하게 다른 생각하지는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기를 바란다.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만과의 3차 예선 B조 2차전은 한국 시각으로 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