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아프면 절대 안 됩니다...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2024-09-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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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연휴도 아닌데... 화상환자 많은 추석 연유 때 어떡하나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19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19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뉴스1

추석 연휴 때 아파서는 안 되겠다. 응급실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화상 환자가 평소와 견줘 3배 더 많은 추석 연휴 때 응급실 대란이 한층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8일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전국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응급질환 진료 가능 병원이 급격히 줄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180개 응급의료센터의 진료 가능 여부를 분석한 결과, 중증·응급질환 27개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은 88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평시인 지난 2월 첫째 주(109곳)보다 2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102곳이었으나 일주일 만에 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상급종합병원이나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지정되며,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종합병원 중에서 지정된다. 이들의 진료 가능 여부는 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입력한 정보에 따라 달라지며, 시기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중증·응급질환 환자의 발생 빈도는 평소에도 높지 않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 이들 질환을 진료할 수 없는 병원이 급격히 늘어난 점은 우려스럽다. 지난 5일 기준 성인 대상 기관지 응급내시경 진료 가능 병원은 60곳으로, 평시(109곳)보다 45% 감소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100곳이었으나 40%나 줄어들었다.

중증 화상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도 평소 44곳에서 지난 5일 기준 28곳으로 감소했다. 보통 추석 연휴 화상 환자는 평소의 3배에 이른다. 연휴 때 응급실 의료진 부족으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셈이다.

안과 응급수술이 가능한 병원도 75곳에서 47곳으로 줄었다. 37.3% 감소한 수치다. 사지 접합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 역시 평소 82곳에서 70곳으로 줄었다. 지난 5일 현재 62곳만이 진료가 가능하다.

이처럼 응급의료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군의관을 파견해 응급실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5곳의 의료기관에 총 15명의 군의관을 파견했다. 문제는 응급실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강원대병원에 군의관들이 파견됐으나, 실질적으로 응급실에서 근무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세종충남대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군의관 2명이 환자 진료에 투입되지 못해 모두 복귀한 상황이다. 충북대병원 역시 군의관 2명을 응급실이 아닌 중환자실에 배치했다.

응급실 인력난이 계속되자 보건복지부는 수가 인상 외에도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응급실 운영이 어려운 병원에 전담 의사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권역외상센터나 소아전문응급센터의 의사 인건비 지원액인 1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응급실 운영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응급환자 진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석 연휴 동안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