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신상 파악해서”… 응급실에서 난동 부린 50대 남성, 결국 징역형

2024-09-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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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 급증

50대 남성이 술에 취해 응급실에서 의료진에게 폭언과 협박을 한 사건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로 결론 났다.

응급실 자료 사진. / 뉴스1
응급실 자료 사진. / 뉴스1

광주지법 형사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6) 씨에게 6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1월 27일 오전 2시 12분쯤 전남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렸다. 지인이 다리를 다쳐 응급실을 찾은 A 씨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의료진을 위협했다.

그는 지인의 다리 상처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며 의사에게 심각한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심지어 "기분 나쁘면 소송을 걸어라. 너 신상 파악해서 가족들에게 모두 위해를 가하겠다"는 위협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A 씨는 의료진이 응급처치를 마친 후 "봉합수술을 위해 내일 아침에 다시 내원해달라"고 여러 차례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수술을 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A 씨의 행위가 응급실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했으며, 술에 취해 반복적인 폭력 행위를 저지른 점을 심각하게 판단했다. 법원은 A 씨의 주취 폭력이 반복적이며 개선이 어려워 보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피해자인 의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한편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대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뜩이나 응급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남아 있는 의료진마저 범죄에 노출되면서 현장에서는 ‘곡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의료진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강력 및 폭력 범죄는 총 1만 2874건에 달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에 2834건, 2019년에 2919건, 2020년에 2590건, 2021년에 2355건, 2022년에 2176건이 발생하는 등 매년 2000건 이상의 폭력 사건이 기록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응급실이 얼마나 위험한 환경인지, 의료진이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의료진들은 안전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느끼고 있다. 현재의 의료 환경에서 이들이 지속적으로 헌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