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20대 음주 역주행에 새벽일 마치고 집 가던 50대 배달원 사망

2024-09-0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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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

20대 남성의 음주 운전으로 새벽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50대 배달원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일 경남 거제 고현동서 발생한 음주 역주행 사고 현장의 A씨 차량 / 연합뉴스
지난 5일 경남 거제 고현동서 발생한 음주 역주행 사고 현장의 A씨 차량 / 연합뉴스

6일 뉴스1에 따르면 경남 거제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지난 5일 오전 1시 38분께 경남 거제 고현동 중곡육교 인근 편도 1차로에서 만취한 채 자신의 포르쉐로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50대 B 씨가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B 씨는 일을 끝내고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운전한 건 기억나지만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차량 블랙박스 등을 참고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 운전은 재범률이 높다. 2018년엔 51.2%, 2019년 43.7%, 2020년 45.4%, 2021년 44.5%, 2022년 42.2%로 집계됐다. 10명 중 4명 이상이 술을 마시고 또 운전대를 잡은 셈이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운전자보다 상습 음주 운전자에게서 알코올 의존증의 비율이 세 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코올 의존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부정'이다. 술에 취했으니 그만 마시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취하지 않았다며 운전대를 잡는다면 하루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알코올 의존증은 엄연히 질병으로, 본인의 의지로 개선하기 힘들다. 따라서 치료 기관을 방문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2024년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상습 음주 운전자에게 '음주 운전 방지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신설됐다. 해당 법안은 다음 달 25일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음주 운전 방지장치'는 음주 운전 재범률을 70%나 줄였다는 사실이 입증돼 현재 캐나다와 호주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