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20대 여성, 배달음식 받으려고 오피스텔 문 열었다가 참변 (부산)

2024-09-04 17:29

add remove print link

20대 여성 사망 부산 살인사건 '교제 범죄'였다

폴리스라인 자료사진. / 뉴스1
폴리스라인 자료사진. / 뉴스1
부산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 사건이 이별 후 재결합을 요구하던 30대 남성의 '교제 범죄'로 밝혀졌다. ‘교제 범죄’란 연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 협박, 성폭력 등 다양한 범죄 행위를 말한다.

4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여자친구 B씨를 살해한 A씨가 다시 교제하자고 요구하며 다투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사건 며칠 전 B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재결합을 원해 사건 당일 B씨 집을 찾았다. B씨는 A씨 제안을 거절했다. A씨는 다투는 과정에서 미리 준비해간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살해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전 흉기를 준비했다는 점에 주목해 계획범행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피해자의 집 비밀번호를 모르는 상태였고, 피해자가 배달 음식을 받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 집 안으로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는 문이 열리기 전까지 장시간 복도와 옥상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A씨와 1년간 교제하면서 경찰에 세 차례 신고한 바 있다. 신고 내용은 주로 A씨의 과격한 행동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피해자는 A씨의 큰 목소리에 겁을 먹거나, 길가에서 A씨를 발견하고 두려움을 느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사귀고 헤어지기를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신고 당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분리 조치했으며, 피해자가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아 사건은 종결됐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피해자 신고는 없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은 전날 오후 7시 36분쯤 부산 연제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A씨는 전 여자친구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햇다. 범행 직후 그는 "여자친구를 죽였다"고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후 A씨는 오피스텔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있었다.

이번 사건은 다툼이나 이별을 이유로 연인 관계였던 상대를 살해하는 '교제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교제 범죄’는 데이트 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교제 폭력으로 형사 입건된 피의자 수는 2019년 9823명에서 2020년 8951명으로 잠시 감소했으나, 2021년 1만538명, 2022년 1만2828명, 지난해 1만393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