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 척 지나가 주세요”… 인천 송도에 대뜸 출몰한 '이것'

2024-09-0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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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천에서 구조된 너구리는 25마리

인천 송도국제도시 도심 공원에 야생 너구리가 출몰했다.

지난 7월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목격된 너구리 / 인천시설공단 제공
지난 7월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목격된 너구리 / 인천시설공단 제공

4일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최근 연수구 송도동 센트럴파크와 해돋이공원 등에서 너구리를 봤다는 시민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센트럴파크 호수에 빠진 너구리가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송도 도심 외곽의 액화천연가스(LNG) 기지와 인근 골프장에서도 너구리가 자주 출몰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골프장 이용객들은 너구리가 캐디와 친숙하게 지내는 모습을 봤다는 글을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 연수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너구리들이 개발로 인해 기존 서식지에서 밀려나 도심 공원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불어 길고양이 밥을 먹으려고 너구리들이 도심에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 구조된 너구리는 25마리로, 모두 다치거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았다.

송도 공원을 관리하는 인천시설공단은 너구리 출몰이 잦아지자, 시민들을 위해 피해 예방 행동 요령을 담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현수막에는 "야생 너구리 출몰 주의"라는 경고와 함께 "발견 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모른 척 지나가 달라"는 지침이 포함됐다.

또한 공단은 "야생생물을 발견하면 만지거나 먹이를 주지 말고 접근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도 목줄을 착용하고 우거진 풀숲을 피하라는 안내도 덧붙였다.

정윤정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연합뉴스에 "너구리는 가만히 두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지만, 어린아이들이 만지려고 할 경우 위협 행동으로 인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심에 서식하는 너구리의 광견병 위험성은 높지 않지만, 만약 물리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센트럴파크에 걸린 야생너구리 출몰주의 현수막 / 연합뉴스
센트럴파크에 걸린 야생너구리 출몰주의 현수막 / 연합뉴스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