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한국인 식탁에서 김치가 사라질수도” 초강력 경고

2024-09-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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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한 여름철 온도 상승이 김치 문화 위협

김치 자료사진. / 픽사베이
김치 자료사진. / 픽사베이
기후 변화로 인한 여름철 온도 상승이 한국의 김치 문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차가운 기후에서 잘 자라며, 주로 여름철에도 기온이 25도(섭씨) 이하로 유지되는 산악 지역에서 재배돼 왔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배추 재배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과학자들과 농민은 김치에 사용되는 배추의 품질과 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 시나리오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25년 내에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배추 면적이 급격히 감소해 2090년에는 고랭지에서 배추 재배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고랭지 배추 재배 면적은 20년 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뿐만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와 해충의 증가도 배추 재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배추 수확 직전에만 나타나는 곰팡이 감염은 농민들에게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김시갑(71) 씨는 로이터통신에 “한국에서 더 이상 배추를 재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보고를 접했을 때 충격적이었고 슬펐다”며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인데, 만약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현재 기후 조절이 가능한 대형 저장 시설을 통해 배추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따뜻한 기후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품종들을 재배하려면 더 많은 비용이 들 수 있다. 기존 김치와 맛이 달라질 우려도 있다.

한국의 김치 산업은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수입 증가로 인해 이미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난 7월 말까지 김치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9850만 달러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이는 해당 기간 동안 역대 최고 수입액이다.

이처럼 기후 변화와 중국산 김치의 저가 공세가 한국의 김치 문화를 위협하는 가운데, 배추 재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국 사회에 큰 걱정을 안기고 있다. 김치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