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자! 9월 필수 등산지 4곳

2024-09-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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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덕산, 백련산 등 4곳

가을이 오면 산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 특히 9월은 선선한 날씨와 함께 아름다운 단풍을 즐길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최고의 시기다. 자연 속에서 힐링을 원한다면 이 산들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가을 산 자료 사진 / Ryzhkov Oleksandr-shutterstock.com
가을 산 자료 사진 / Ryzhkov Oleksandr-shutterstock.com

둔덕산

경북 문경에 위치한 둔덕산(屯德山)은 대야산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명산이다. 하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인공구조물이 없어 자연 그대로의 암릉을 경험할 수 있으며, 기암괴석 풍경이 일품이다. 둔덕산은 구한말 의병장 운강 이강년의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산행은 대야산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해 손녀마귀통시바위부터 용추골까지 이어지는 11km 코스로, 약 6시간이 소요된다.

백련산

전북 임실군에 위치한 백련산(白蓮山)은 영취산(靈鷲山)이라고도 불리며 강진면 백련리 국도에서 바라볼 때 마치 하얀 연꽃 모양의 둥근 암릉으로 이루어진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 아름다운 산은 특히 겨울철에 하얀 눈으로 덮인 연꽃봉우리의 모습이 더욱 두드러지며, 많은 산꾼들을 매료시킨다. 반면 서쪽 칠백리 고지에서 바라보면 마치 거대한 배처럼 보인다.

백련산은 사시사철마다 변화하는 풍경을 제공하며, 그 산세가 아름다워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또다시 찾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이곳은 단순한 경치만이 아니라, 전설이 풍부하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어 있는 산줄기는 용트림을 치며 강진면 갈담리까지 10km를 힘차게 이어진다. 이곳에는 조선 8대 명당 중의 하나인 잉어 명당이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묘를 쓰기 위해 땅을 파내려 갔을 때, 널빤지 같은 암반 아래에서 놀던 잉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묘를 다시 쓴 후, 명당바람 덕분에 큰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잉어 명당이 있는 곳의 우측은 그물 봉이며, 앞산은 작살 봉, 그리고 회진마을 맞은편에는 다래끼봉이 둘러싸고 있다. 이들 산의 이름과 형상이 매우 유사하여 대 명당으로 불린다.

그물 봉은 필봉리에서 뻗어 내려온 산으로, 그 형상이 마치 그물이 잉어를 포획하려는 모습이다. 작살 봉은 고기가 잡히지 않도록 누워 있는 형태이며, 다래끼 봉은 어느 곳에서 보아도 다래끼 모양을 하고 있다. 이처럼 산의 형상이 전설과 함께 어우러져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또 다른 전설은 강진면 방현리 뒷산에 위치한 별골 절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절에서 수도하던 도승은 험악한 산세로 인해 식량 조달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도술로 강진면 서창마을의 창고에서 쌀을 가져와 별골 절 뒤의 암벽 구멍으로 쌀을 나오게 했다. 그러나 어느 날 신도들이 많이 찾아오자, 상좌가 쌀을 많이 나오도록 부지깽이로 구멍을 쑤셨고, 그 결과 쌀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이후 도승과 상좌는 사라지고 절도 소멸되어 현재는 절터와 전설만 남아 있다.

백련산 정상에는 섬진강홍수통제소와 무인산불감시초소가 있으며, 주변의 조망은 모악산, 만덕산, 회문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백련산은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가 북서쪽으로 뻗다가 팔공산에 이르러 지맥을 나눈다. 이 지맥은 남쪽과 서쪽으로 산줄기를 나누고, 임실 성수산을 지나 내동산 부근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변경한다.

백련산의 물줄기는 갈담천을 통해 섬진강 본류에 합수되어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간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임실군 강진면과 청웅면에 경계를 두고 있다. 이처럼 백련산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전설이 얽혀 있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가은산

충북 제천에 위치한 가은산(加隱山)은 '간신히 몸만 피난한다'는 뜻으로, 달리 가음산(加陰山)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전설적인 이야기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어우러져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가는산'이라는 이름은 마고할미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전설에 따르면, 마고할미가 나물을 뜯으러 왔다가 반지를 잃어버려 아흔아홉 번째 골짜기에서 찾게 되었고, 그로 인해 "한양이 들어설 골짜기인데, 내가 이곳에 눌러 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 되니 떠나가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가은산은 금수산 지맥이 남쪽으로 뻗으면서 형성된 동서로 긴 타원형 분지 지형을 이룬다. 높이는 575m로, 수원이 풍족하고 화강암 봉우리들이 병풍을 두른 듯 솟아 있다. 주변에는 금수산, 가은암산, 제비봉, 구담봉, 문수봉, 매두막산 등 여러 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산행을 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가은산의 봉우리에 오르면 둥지봉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북쪽 중턱에는 석축 보루가 있으며, 남동쪽으로는 수산면 성리와 연접한 가은암산, 남쪽으로는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의 청풍호 관광 유람선 선착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새바위, 벼락바위, 투구바위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자연 풍화로 형성되어 있어 자연사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이처럼 독특한 지형과 풍경은 등산객들에게 큰 매력을 제공한다.

가은산은 청풍호반의 옥순봉과 구담봉의 경승을 조망할 수 있는 명산으로, 1969년에 편찬된 '제천군지'에는 가혜성을 이곳으로 비정하기도 했다. 삼국 시대의 유물도 발견되어 역사적인 가치도 지닌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괴곡나루를 대신하여 옥순대교와 이설 도로가 건설되어 접근성이 좋아졌다. 이에 따라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게 되었다. 지방도 36호선을 이용하면 청풍호 건너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에 가까워지며, 관광 유람선을 타고 가은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태화산

경기도 광주의 최고봉인 태화산 (泰華山)은 곤지암 소머리국밥촌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는 명소이다. 특히 이곳은 낚시터 저수지가 많아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가을철에는 단풍이 물들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등산을 시작하면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고려 충속왕 12년에 일연선사가 창건한 백련암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많은 등산객들이 잠시 멈춰서 기도를 하거나 마음을 다잡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련암 대웅전 아래에 있는 '장군수'는 전설이 깃든 특별한 물이다. 이 물은 등산 중 식수로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간다.

태화산의 능선 오솔길은 울창한 숲 사이를 가로지르며 이어져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바위 전망대에 도달하게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시원한 계곡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백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길고 장쾌하게 펼쳐진다. 이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자아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태화산은 어떤 코스를 선택하더라도 대략 3시간 정도면 무리 없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초보자부터 숙련된 등산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적합하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