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의 위약금 파장인가… 축구협회가 개설한 615억 마이너스 통장의 문제점 제기됐다

2024-09-03 07:47

add remove print link

축구협회, 추가 자료 내지 않아

대한축구협회가 대출을 위해 정부 승인을 요청했을 때 상환 계획까지 담아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그대로 대출을 실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축구종합센터 건립 예산이 부족해 615억 원을 빌리기로 결의했다는 공문은 딱 한 장만 작성했다고 3일 YTN이 보도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11월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11월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YTN이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이사회와 대의원총회 속기록에는 질문 하나 없이 거액의 대출을 승인하는 과정이 담겼다. 또 축구센터를 짓는데 들어가는 돈과 쓸 수 있는 재원을 나열하면서 공문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예산안 보고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대출 필요성과 상환 계획도 봐야 한다며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축구협회 대출은 담당자끼리 대면한 다음 날 곧바로 실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대출을 먼저 진행하고 추후 승인하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추가 자료를 내지 않았고 승인 절차도 멈췄다.

축구협회가 615억 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모두 사용한다면 한 달 이자만 3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분간 큰 국제적인 경기가 없기 때문에 이번부터 체육 정책의 전반적인 개혁을 잘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특히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의 4선 도전을 두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유 장관은 "기본적으론 (4선이) 안 되게 돼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허가하면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공정위가 정말 공정하다면 다시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최근 600억 원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에 대해서는 축구협회 관계자 징계 요구 등을 거론했다.

유 장관은 "원래 (문체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안 한 것 자체가 위반이다. 절차상 문제 등을 따져 관계자 징계를 요구하고 다른 조치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말, 천안축구센터 건립 재원 마련을 이유로 615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지난달 말까지 약 8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축구협회는 천안축구센터 건립 비용에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면서 떠안게 된 위약금 등 계획에 없던 지출까지 더해져 재정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1월 27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취재진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 뉴스1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1월 27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취재진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 뉴스1
home 이근수 기자 kingsma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