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전기차 화재 겪었던 인천 청라 아파트 주민들, 심각한 근황 알려졌다

2024-09-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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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서 발생한 화재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화재 이후 분진과 악취는 물론, 원인 모를 피부 발진 증상 등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 같은 달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 뉴스1
지난달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 같은 달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 뉴스1

2일 인천시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청라2동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임시주거시설에서 10세대 30명이 퇴소하면서 전기차 화재 대피소 운영이 완전히 종료됐다.

해당 전기차 화재는 지난달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발생했다.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나 연기를 마신 주민 2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은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화재 피해 초기에는 이재민이 급증해 임시주거시설 10곳에 800여명이 머물기도 했으나, 수돗물과 전기 공급이 재개되고 세대별 청소가 이뤄지며 귀가 인원이 늘었다.

힘겨운 피난 생활을 마치고 아파트로 돌아온 주민들은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화재 잔여물과 분진 때문에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 전기차 화재 아파트 주민들 피해 사례 / 연합뉴스
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 전기차 화재 아파트 주민들 피해 사례 / 연합뉴스

심지어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 눈 충혈, 발열 증상 등을 겪고 있다.

주민 정 모(39) 씨는 연합뉴스에 "겉보기엔 청소가 완료된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곳곳에 분진이 남아 있다. 며칠 전 먼저 집으로 들어왔다가 발진이 생겨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 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세탁업체에선 미세 분진이 섬유 깊숙이 남아 있을 수 있어 웬만하면 아이들 옷은 버리는 게 낫다고 하더라. 아이들 건강을 생각하면 이런저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40대 김 모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300만 원 자비를 들여 집안 벽지를 새로 도배했다. 집에 가만히만 있어도 눈이 따갑고 목이 칼칼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아직도 분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문을 연 채로 집이 아닌 월세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입주민도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임시 거주시설에서 집으로 돌아온 입주민들은 아파트 커뮤니티 앱에 "알 수 없는 기침이 자꾸 나온다", "분진으로 두드러기 같은 피부질환이 생겼다"는 피해 글을 올렸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