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계획 꾸몄단 얘기 있다' 이재명 발언 파장

2024-09-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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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도 한동훈도 발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의 거짓말은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며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법률로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여야 대표 회담에서 계엄령 준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함께 이동하며 대화나누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함께 이동하며 대화나누고 있다. / 뉴스1

이 대표의 발언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즉각 반박하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그는 "계엄령은 설사 정부에서 하더라도 대통령이 국회에 바로 통보해야 하고 국회에서 과반이면 해제가 돼 유지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 구조를 보면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될 게 뻔하고 엄청난 역풍일 텐데 왜 하겠는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근거를 제시하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기서 계엄을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는 분 계신가"라며 "우리가 모르게 대통령이 준비하고 있다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저희에게 얘기해 달라. 만약 그렇다면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계엄 얘기는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여러 차례 얘기했고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고 했다"며 "너무 무책임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얘기가 나올 정도라면 민주당이 우리 모두 수긍할 만한 근거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문란"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명계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며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이후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운영위원회에서 "민생을 얘기하던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 '총력대응' 언급을 하면서 전쟁 분위기를 올리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라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여 계엄령 선포를 위한 사전작업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계엄령이란 헌법 77조에 따라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서 질서유지가 필요할 때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치안·사법권을 유지하는 조치다. 계엄을 선포하면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보하고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