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가해자' 부모들이 “우리 아들 억울하다”며 현재 비밀리에 나선 일

2024-08-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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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장의사에 '증거 삭제' 의뢰하고 있다는 가해자 부모들

미성년자 딥페이크 불법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가해자 부모들이 최근 디지털 장의사(인터넷에서 저장·유통되는 의뢰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영구적인 파기를 대리해 주는 사람)에게 증거 삭제를 의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MS Bing Image Creator

28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일반인의 사진을 불법 음란물로 제작한 가해자들이 증거 지우기에 나섰다.

매체에 따르면 한 디지털 장의사 업체 관계자는 "최근 보도된 텔레그램방 딥페이크 사건이나 대학 단체카톡방 사건 등과 관련해 기록 삭제를 의뢰한 5명이 모두 가해자 부모였다"라며 "(부모들이) 아들이 억울하게 고소당했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가해자들은 최근 SNS에서 네티즌들이 추가 피해를 막고자 직접 만든 딥페이크 범죄 피해 지역 및 학교 명단에 이어 가해자 명단까지 확산하자 급히 증거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가해자로 추정되는 10대 남학생들의 부모가 관련 SNS 게시물을 삭제하기 위해 디지털 장의사 업체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 유포된 딥페이크 불법 음란물 삭제도 함께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딥페이크 범죄 관련 텔레그램 방 가입자 수가 십수만 명으로 파악된 사실이 알려지며 피해 여학생들은 SNS를 비공개하거나 자신의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모두 내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SNS 등에서 얼굴 사진을 내리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운 사라짐컴퍼니 대표는 "딥페이크 피해자들의 의뢰를 무상으로 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연락이 없었다"라며 "피해자인데도 불구하고 선뜻 연락을 못하고 계시는 것 같다"라고 매체에 말했다.

챗GPT가 생성한 AI 이미지 / Imagen 3
챗GPT가 생성한 AI 이미지 / Imagen 3

최 대표에 따르면 디지털 기록물 삭제 의뢰 중 절반가량은 성범죄 피해자들에게서 들어온다. 피해자들은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같은 국가기관을 신뢰하지 못해 사설 업체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성착취 영상물 1개가 촬영되면 유포는 2~3만 건에 달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성착취물이 유포되는 사이트를 폐쇄하지 못한다고 하고 있다"라며 "트위터에 피해자 측 기록 삭제는 무상으로 해주겠다고 공지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는 2025년 3월부터 7개월간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지난 27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딥페이크 피해·가해 현황을 파악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학생이나 보호자는 SNS나 단체 채팅방에서 딥페이크 의심 성범죄물을 발견할 경우 112(경찰)·117(학교폭력 신고)로 신고할 수 있다.

재학 중인 학교의 학교전담경찰관(SPO)나 여성긴급전화(1336),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등에서 피해 상담도 가능하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