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 잡은 '시민덕희'…포상금 5000만원 받는다

2024-08-2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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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주인공 “너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인정해 줘서 감사하다”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포상금 5000만원을 받는다.

배우 라미란이 연기한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권익위로부터 포상금을 받는다. / 영화 '시민덕희' 스틸컷
배우 라미란이 연기한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권익위로부터 포상금을 받는다. / 영화 '시민덕희' 스틸컷

권익위는 올해 상반기 김 씨 등 부패·공익 신고자 5명이 공공기관에 큰 재산상 이익을 주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했다며 오는 30일 포상금 총 8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에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가 친구들과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총책을 잡으러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서는 배우 라미란이 실제 주인공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실제 주인공인 김성자(49) 씨는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11회에 걸쳐 총 2730만원을 송금하는 사기 피해를 봤다.

이에 김 씨는 자신이 직접 증거 자료와 조직원들의 정보를 입수해 경찰에 제보했고, 김 씨의 활약으로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을 비롯해 일당 6명이 검거됐다.

권익위는 김 씨의 신고 덕분에 72명의 피해액 1억 3500만원을 확인하고, 234명의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포상금을 받는다. / 영화 '시민덕희' 스틸컷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포상금을 받는다. / 영화 '시민덕희' 스틸컷

김 씨의 활약이 처음부터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아니었다. 당시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에 큰 공을 세운 김 씨에게 검거 소식을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건 발표 때 시민의 제보로 검거했다는 내용도 누락했다.

또 평소에 홍보했던 '보이스피싱 신고 포상금 1억원'도 예산이 없다며 김 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김 씨는 경찰 제안을 거절했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대검찰청에서 권익위로 포상금 지급을 추천했다.

권익위는 김 씨의 사건 해결을 위한 노력과 공익 증진 기여를 높게 평가해 사기 피해 금액의 약 2배인 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권익위 전원위원회 지급 결정은 당초 이달 중순에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지난 8일 권익위 간부 사망 사건으로 2주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인 김성자(49) 씨. / YTN 보도화면 갈무리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주인공인 김성자(49) 씨. / YTN 보도화면 갈무리

김 씨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인정받으니 저 자신에게 '잘 버텼다'고 토닥토닥해주고 싶다"며 "너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인정해 준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선례를 남겨 놓으면 다른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포상금을 받아서 소송을 하고 싶고 그래야 정의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