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수 있었다" 부천 호텔 화재 사망자의 유족이 매우 민감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2024-08-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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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소방 선착대 도착 14분 뒤에 사망...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지난 22일 대형 화재로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의 호텔 실내 복도가 까맣게 타 있다.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지난 22일 대형 화재로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의 호텔 실내 복도가 까맣게 타 있다.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 화재 당시 사망한 희생자가 소방 선착대가 도착한 지 14분 뒤에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은 구조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희생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사망자 A 씨(25·남)의 부모는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들이 마지막 순간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숨진 A 씨가 가족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 연합뉴스
숨진 A 씨가 가족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 연합뉴스

호텔 7층 객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진 A 씨는 화재 발생 15분 뒤인 오후 7시 49분쯤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라고 문자를 보냈다. 2분 뒤에는 '나 모텔불이 나서' '죽을거겉아'라고 보냈다.

그로부터 8분 뒤인 오후 7시 57분쯤에는 '엄마아빠(동생이름)모두미안하고사랑해'라고 했다.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자메시지는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 보여준다. 어머니는 아들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오후 8시 1분 확인했다.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들 어디냐'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응답이 없었다. 곧바로 112에 신고한 아버지는 경찰로부터 '부천 한 호텔에서 화재가 났다'는 말을 듣고 급히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오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버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병원 응급실에 가보시라'고 안내했다. 치료를 받고 있을 줄 알았던 아들은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돼 있었다.

유족은 소방당국의 미숙한 대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씨 아버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방 당국이 진화와 구조 작업에 총력 대응을 했다고 보도가 되고 있는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사다리차를 배치해 구조 작업을 제대로 했다면 아들이 살았을 것이라며 "호텔 화재에 맞는 장비 투입 매뉴얼이 있을 텐데 어디에도 사다리차는 없었고 이는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유족에 따르면 소방 선착대는 호텔에 도착한 시각은 당일 오후 7시 43분, A 씨가 가족에게 맨 마지막 문자를 보낸 시각은 오후 7시 57분이다. 선착대가 도착한 지 14분 뒤에도 A 씨가 생존해 있었던 셈이다. 이 같은 점을 들어 유족은 구조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A 씨가 살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내국인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 또는 경상을 입었다.

23일 오전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저녁 7시 40분쯤 발생한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현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 뉴스1
23일 오전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중동의 한 호텔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전날 저녁 7시 40분쯤 발생한 이번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현장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