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공식 깨졌다… '중급' 한국 영화들이 만든 7월 신화

2024-08-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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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영화들, 여름 성수기 흥행 공식 깨뜨려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한국 영화 시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 내 영화관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 내 영화관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 뉴스1

7월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특히 이성민과 이희준이 주연한 '핸섬가이즈', 이제훈과 구교환이 출연한 '탈주', 조정석 주연의 '파일럿' 등의 중급 영화가 흥행을 이끌었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7월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한국 영화 매출액은 534억 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7월 평균(408억 원) 대비 30.7% 증가한 수치이다.

관객 수 또한 56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332만 명)과 비교해 69.0%나 늘었다. 이는 한국 영화가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 여름은 전통적인 '텐트폴' 영화 중심의 흥행 패턴이 깨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여름 시즌의 마지막 주에는 '모가디슈'(2021), '한산 : 용의 출현'(2022) 등의 대작이 개봉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파일럿'이 개봉하면서 새로운 흐름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흥행이 여름 성수기가 한국 대작 영화의 수확기로 여겨졌던 과거의 공식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중급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인 200만 명에 도달하며 흥행을 이어간 것이 그 이유이다.

영진위는 올해 여름에는 다양한 장르의 K-무비가 선전했다고 밝혔다. 액션, 재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 극장가는 대작 영화보다는 내실 있는 중급 영화들이 인기를 끌면서 전체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이 46.3%, 관객 수 점유율이 46.7%에 달했다.

반면 외화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디즈니·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2'를 제외하면 특별한 흥행작이 없었다. 외국 영화 관객 수는 641만 명으로, 2017~2019년 평균(1천582만 명)보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드풀과 울버린'과 같은 대형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 업계 관계자들은 "팬데믹으로 개봉을 보류했던 영화들이 쏟아진 한 달이었다"며 "이제는 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급 영화들의 성공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름 극장가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도 중급 영화들이 주목받으며 흥행을 이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이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파일럿'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14만 4860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204만 7202명이다. 한편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영화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의 모습. / 뉴스1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이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파일럿'은 지난 6일 하루 동안 14만 4860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관객수는 204만 7202명이다. 한편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영화다. 사진은 7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의 모습.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