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분은 시멘트 바닥에 그대로...” 에어매트 뒤집힐 당시 현장 목격담

2024-08-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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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에어매트 구조 과정에서 2명 사망

부천 호텔 화재로 7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빚어진 가운데, 에어매트 구조 과정에서 숨진 남녀 2명에 대한 현장 목격담이 나왔다.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 / 연합뉴스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 / 연합뉴스

23일 YTN 보도에 따르면 에어매트 사고를 현장에서 목격한 한 시민은 "연기가 너무 나니까 8층 창문에서 남자 한 분이 '살려주세요 807호예요!'라고 했는데 소방대원은 위에서 안 쳐다보고 갑자기 5분 정도 있다가 에어매트를 펴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연기가 점점 더 심해지니까 남자분이 여자분을 데리고 나와서 에어매트가 어느 정도 펴진 걸 보고 (여자분을) 미셨다. 여자분이 떨어졌는데 여자분이 가운데로 안 떨어지고 끝으로 떨어지니까 에어매트가 일자로 들려버렸다. 그 상태에서 여자분이 뛰어내린 중간에 (남자분이) 따라 뛰어내리셨다. 남자분은 바닥에 그대로 떨어지셨다. 시멘트 바닥으로..."라며 급박했던 당시를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7시 45분쯤 남자가 '살려주세요' 엄청나게 크게 소리를 치더라. 그러고 밑에 에어매트 막 깔기 시작하더니 좀 이따가 남자분이랑 여자분으로 보이시는 분이 뛰어내리고. 막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비명 소리가 나더니 다리 다치신 것처럼 (소방에서) 싣고 가더라. 빨리 구조하려고 플래시로 소방관분들이 객실 이곳저곳을 비추기도 했다"고 화재 당시를 회상했다.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 설치된 에어매트 / 뉴스1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 설치된 에어매트 / 뉴스1

실제 소방당국에 따르면 에어매트 구조 당시, 투숙객이 모서리로 떨어지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혔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져 튕겨져나간 여성과 에어매트가 뒤집히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남성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에어매트) 중앙 부분에 낙하해야 가장 안전하고 그렇게 하도록 매뉴얼이 돼 있는데 모서리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에어매트 뒤집힘 현상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자문을 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연합뉴스 TV와 인터뷰에서 에어매트의 위험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에어매트는 피난로가 차단됐을 때 마지막 탈주하는 방법"이라며 "에어매트 구조 자체가 뛰어내릴 때 척추나 목 등을 다칠 염려가 많다. 떨어지는 순간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리나 목을 감싸고 몸을 웅크리고 뛰라고 돼 있는데 일반인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훈련을 받는 일이 거의 없지 않나"라며 "훈련을 받는다 하더라도 에어매트 특성상 부상을 당할 위험이 있고 에어매트에서 튕겨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의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총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투숙객 등 7명이 숨지고 중상자를 포함한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비어있던 객실에서 화재가 처음 발생한 만큼 누전 등 전기적 요인이 유력하다고 보고 23일 현장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