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사태... 기상청, 한없이 암울한 날씨 전망 내놨다

2024-08-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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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까지 폭염·열대야 이어질 듯
기상청, 처음으로 ‘폭염 백서’ 발간

19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로 하루종일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태양이 저물고 있다. 이날 서울은 29일째, 부산은 25일째 열대야가 발생하며 최장 열대야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 뉴스1
19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로 하루종일 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태양이 저물고 있다. 이날 서울은 29일째, 부산은 25일째 열대야가 발생하며 최장 열대야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 뉴스1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상청이 20일 암울한 날씨 전망을 내놨다. 이달 내내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전망이 맞는다면 40일까지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제9호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잠시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이후 다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밤까지 30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이는 기상 관측 이래 서울에서 처음 발생한 한 달 연속 열대야 기록이다. 인천과 부산도 각각 28일과 26일째 열대야가 계속되며 최장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열대야 기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종다리'로 인해 남동풍이 불어오면서 서쪽 지역 기온이 오히려 더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백두대간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 때문이다. 푄 현상은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산맥을 넘어오면서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주요 지점의 최고 체감 온도는 서울이 33.5도, 인천이 33.9도, 강원 강릉시가 32.7도, 전남 담양군이 35.7도, 전북 전주시가 34.5도, 울산이 31.8도, 대구가 31.5도, 부산이 31.3도, 제주가 33.9도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서울이 36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30~36도의 분포를 보여 매우 무더운 날씨가 예상된다.

태풍 '종다리'는 이날 오후 6시쯤 제주에 가장 근접한다. 이후 세력이 약화해 '열대저압부'로 변해 오는 21~22일 중부지방에 비를 뿌린다. 이로 인해 기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가겠지만 비가 그친 후인 오는 23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상승해 폭염과 열대야가 다시 시작할 전망이다. 따뜻한 고기압과 높은 해수온의 영향으로 23일부터 기온이 30~35도 안팎으로 다시 올라가며 습도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23일부터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다시 32~33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밤 최저기온 역시 25도 이상을 유지해 열대야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40일 연속 열대야가 지속되는 사상 초유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은 실제로 사태란 말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실제로 기상청은 처음으로 한국 폭염에 대한 기록과 원인, 사회 영향 등이 담긴 ‘폭염 백서’를 발간하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상청은 이번 여름의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기상 예보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