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라서 당했다?” 차주들 테러 공포 확산…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썩'

2024-08-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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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들 불안 속 커뮤니티 대혼란

전기차에 대한 화재와 테러 우려가 커지면서 전기차 차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전기차 화재 사고로 피해 입은 차량들.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이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 뉴스1
전기차 화재 사고로 피해 입은 차량들.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이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 뉴스1

전기차 소유자들은 차량에 대한 테러를 당했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하소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반드시 전기차라서 발생한 문제는 아닌 경우도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무리 생각해도 전기차에 앙심 품은 사람 같다"는 제목의 글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이 글을 올린 A 씨는 15일 아침, 가족과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가 자신의 전기차와 또 다른 전기차의 사이드미러가 파손된 것을 발견했다.

A 씨는 룸미러 블랙박스의 기록을 토대로 새벽 2시 30분쯤 차량에 충격이 가해졌다고 추정했다. 피해 접수를 받은 경찰은 현재 사건을 재물손괴팀으로 이관하여 수사 중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여러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도 보고됐다. 20만 명의 회원을 가진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혐오로 테러를 당했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B 씨는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침 테러를 당했다"며 분노를 표출했지만, 이후 "흥분한 나머지 과장된 표현을 썼다"며 사과했다. 테러는 맞았으나, 반드시 전기차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기차 소유자들 사이에서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차량을 항상 밝은 곳에 주차하거나,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구독하며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이젠 감시모드도 못 끄겠다"며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면서 일부 차주들은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자동차 부품사 직원이 "와이프가 전기차를 팔자고 난리다"며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서울시는 지하 주차장에 충전율 90% 이하인 전기차만 주차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충청남도도 비슷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소유자들의 불안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규제는 더욱 불안을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지하주차장 진입을 금지한 한 아파트의 모습. / 뉴스1
전기차 지하주차장 진입을 금지한 한 아파트의 모습.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