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대폭락 '검은 월요일'... 결정적인 이유 세 가지

2024-08-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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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매 악순환, 외인 대규모 매도,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양대 지수가 나란히 10% 이상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동반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0% 넘게 하락하며 2400선이 무너졌다. / 뉴스1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양대 지수가 나란히 10% 이상 급락하면서 코스닥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동반 서킷브레이커(CB) 1단계가 발동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0% 넘게 하락하며 2400선이 무너졌다. / 뉴스1
한국 증시가 5일 전례 없는 패닉에 빠진 이유는 뭘까. 이날 코스닥 시장과 코스피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됐다. 양대 지수가 나란히 8% 이상 급락하면서 주식시장이 대혼돈에 빠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닥 지수는 88.05포인트(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뉴스1,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한국 증시 패닉은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투매의 악순환,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대형주 동반 급락,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발동 등 여러 요인이 시장을 흔들었다.

이날의 가격 급락을 '폭력적'이라고 표현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새로 추가된 악재가 없음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사들인 해외 자산을 되파는 현상) 우려,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 미국 경기침체 우려란 세 가지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부각하면서 투매가 투매를 낳는 '수급 악재'가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악순환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금융위기, 닷컴버블, 코로나 사태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엑소더스'는 폭락의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700억원, 코스피200선물에서 6900억원을 순매도하며 무차별적으로 매도 폭탄을 쏟아냈다. 연중 최대 순매도 규모를 기록한 지난 5월 31일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가 시장의 하락 압력을 크게 가중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는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펀더멘털 외적 요인의 과한 개입에 따른 낙폭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리 선물 가격 상승과 중국 증시의 상대적 견조함을 예로 들며,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빅테크 주가 조정, 엔화 절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본격화, 중동 사태 악화, 애플 지분 축소, 엔비디아 신제품 설계 결함설 등 여러 글로벌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시장의 불안을 증폭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대형주들이 동반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등 주요 대형주들이 8~10% 이상 급락하며 전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1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이러한 대형주들의 동반 하락은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했다.

동시 발동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시장 불안감을 키웠단 분석도 있다.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동시 발동되며 거래가 일시 중단된 것은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는 급격한 가격 변동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이날엔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도세가 단기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석환 연구원은 실제 경기침체가 오려면 유가와 구리 가격이 더 내려야 하는데, 현재 구리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매도세는 단기적인 투매로 인한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투매가 단기적인 악재 소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와 글로벌 이벤트들이 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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