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 대전 신규 분양 아파트, 계약으로 이어질까

2024-08-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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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도안 푸르지오 디아델’ 절차 진행
높은 청약률 보였던 ‘브랜드 아파트들’ 미분양 해소에 안간힘
대전 인구 감소에 미분양 주택도 갈수록 늘면서 불확실성 커져
전문가 “청약 열기가 곧바로 계약 연결 안돼… 꼼꼼히 따져야”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투시도 / 홈페이지 캡처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투시도 / 홈페이지 캡처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와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 등 대전에서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들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심리적 저항선’ 2000만 원을 훌쩍 넘는 ‘고분양가’ 논란을 빚으면서 청약 열기가 실제 계약으로 어느 정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전지역 주택시장이 거래는 뚝 끊기고, 미분양은 쌓여가는 악재 속에서 올해 주택 공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과잉 공급’과 ‘고분양가’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기존 미분양 주택물량 해소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고분양가’로 인한 미분양이 이어지면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초 아파트 1만 8097가구, 다세대주택 및 연립주택 89가구, 단독·다가구주택 2092가구 등 주택 2만 호 신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대전 유성구 학하동 일원(도안 2-2지구)에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분양에 나섰다. 총 51개 동 5329가구 중 1차로 지난달 임대를 제외한 2113가구(1·2단지)를 일반 분양하고, 오는 12-16일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대전 금실개발도 도안 2-5지구에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 1514가구 분양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달 26일 유성구 용계동에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이달 6일부터 일반 청약을 받는다.

이처럼 올해 대전에 수천 세대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 또는 진행되고 있는데, 미분양 아파트 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전 미분양 주택수는 3299가구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도 미분양 주택은 7만 4037가구로, 전월 대비 2.6% 증가했다. 이로써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해 대전에서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으로 화제였던 ’관저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힐스테이트가장 더퍼스트‘ 등의 브랜드 아파트들 마저도 할인 등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에서 청약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로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과 금리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청약 경쟁률’보다 ‘계약률’을 실제 분양시장의 수요를 조금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지표로 여긴다.

고금리와 고분양가 등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지만 대전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의 전용 84㎡ 평당 평균 분양가는 21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전용 84㎡의 전체분양가는 대략 7억 2000-4000만 원이며, 기본 옵션 가격을 더할 경우 층 수에 따라 8억 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 특히 대형평수인 240㎡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3000만 원을 상회한다.

인근 입지를 고려했을 때 분양가가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1단지 청약 접수 결과 589세대 공급에 3447명이 몰리며 전 타입 1순위로 마감됐으나, 2단지의 경우 총 7개 중 2개 타입 30여 세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는 2000여 가구의 대규모 단지이지만 도안의 외진 곳에 위치해 있고, 교통 등 열악한 생활 인프라로 인해 입주자들이 장기간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인중개사 최 모씨는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는 대단위 단지라는 장점이 있지만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열악한 인프라, 고분양가 등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에는 큰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버(River) 뷰(View)를 강조하는데, 인근 실개천을 내세워 리버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과대 홍보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 / 홈페이지 캡처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 / 홈페이지 캡처

대전 유성구 용계동 70번지 일원에 공급되는 '도안 푸르지오 디아델'도 고분양가에 중대형 평형 위주여서 분양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2층으로 13개 동으로 구성했다. 전용면적 59-215㎡의 평형으로 29블록 772가구, 31블록 742가구 등 전체 공급 물량은 1514가구(일반분양 1134가구)다.

눈에 띄는 점은 전용 면적 106-215㎡의 중·대형 평형이 908가구로, 일반분양 공급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평형별 분양가는 84㎡ 기본형은 7억 1600만 원, 주력형이라고 할 수 있는 106㎡형과 124㎡형은 각각 평균 9억 4300만 원, 10억 5500만 원에 달한다. 옵션을 추가할 경우 가격은 큰 폭으로 뛰게 된다. 또한 145㎡형은 12억 3200만 원, 펜트하우스 215㎡형은 32억 원이다.

통상 분양가는 시세보다 저렴해 ‘로또 청약’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은 일이 흔해지면서 투자의 메리트도 사라졌다.

특히 대전의 경우 인구가 줄고 있는 데다 미분양 아파트는 늘고 있어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약 경쟁률은 분양시장의 관심도와 인기를 알 수 있다면, 분양계약률은 실제 수요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대전에 수 천 세대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특히 청약 경쟁률이 높더라도 계약률이 낮은 경우도 종종 있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ome 송연순 기자 ys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