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의 작가' 시인 겸 소설가 송기원 별세… 향년 77세

2024-08-0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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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 지병 치료 중 별세…

시인 겸 소설가 송기원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시인 겸 소설가 송기원 생전 모습. / 연합뉴스
시인 겸 소설가 송기원 생전 모습. / 연합뉴스

1일 문학계에 따르면 송기원은 지병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31일 오후 숨을 거뒀다.

송기원은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고교 재학 시절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며, 일찍이 글재주를 인정받았다.

이후 송기원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뒤 베트남전에 자원해 참전했고, 1974년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시와 소설이 당선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송기원은 군부 독재 시절 자유실천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등에서 활동하며 민주화 운동에 적극 나섰고 시국사건에 연루돼 4차례나 옥고를 치르며 한동안 작품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주범으로 몰렸고, 1985년 민중교육 필화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실천문학사 주간으로 출판 실무에도 몸담았던 그는 1990년대에 들어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1993년 단편 ‘아름다운 얼굴’을 발표한 그는 유년기와 청년기의 방황과 편력을 탐미적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써냈다. 세상의 상처와 치부, 자기혐오의 감정을 구도적인 서사로 승화한 작품들을 통해 ‘구도의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송기원의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집 '월행', '다시 월문리에서', '인도로 간 예수'와 장편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 '청산', '숨' 등이 있다. 자전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는 1996년 김영빈 감독 연출로 박상민, 최민수가 주연한 영화 ‘나에게 오라’로 제작되기도 했다.

송기원은 생전 제2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비롯해 제24회 동인문학상, 제9회 오영수문학상, 제6회 김동리문학상, 제11회 대산문학상 소설부문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빈소는 대전 유성구 선병원 장례식장 VIP 3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오는 3일 오전 8시다.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