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예정 여친이 알고 보니 '워홀' 다녀왔네요... 파혼 고민 중입니다"

2024-08-02 13:48

add remove print link

워홀 다녀온 그녀, 혼사길 막혀?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onster Ztudio-shutterstock.com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onster Ztudio-shutterstock.com

예비 신부가 해외에 워홀(워킹홀리데이) 다녀온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남성이 파혼을 고민 중이라는 사연이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우리 사회의 워홀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결혼 예정 여친이 알고 보니 워홀 갔다 왔다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3년째 교제 중인 여자 친구와 내년 결혼 예정이라는 30대 남성 A 씨는 "여친 집에 짐 정리하는 거 도와줄 겸 놀러 갔다가 여친이 외국인들과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며 갈등의 계기를 털어놨다.

이어 "여친도 뭔가 숨기고 싶은 걸 들킨 것처럼 조심스럽게 말하는데 일단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어어' 그러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일 이후로 내가 뭐에 홀린 사람처럼 태도가 이상하니까 여친이 '미리 말 안 한 건 미안한데 나쁜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너무 당황스러워서 인터넷에 '워홀' 검색해 보니 온갖 안 좋은 이야기만 가득했다"고 고백했다.

A 씨는 "친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만장일치로 '결혼 전까지 숨기는 건 잘못됐다'는 반응이었다"며 "부모님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사랑하는 여친이고 성격부터 모든 게 저랑 잘 맞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leungchopan-shutterstock.com
leungchopan-shutterstock.com

워홀은 만 18∼30세 젊은이들이 최장 1년간 외국에서 일하면서 여행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일종의 관광취업비자 제도다.

한국은 1995년 호주를 시작으로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홍콩, 영국 등 20여 개국과 워홀 협정을 체결했는데, 인원수 제한이 없고 영어권인 호주가 가장 인기다.

그런데 워킹홀리데이란 여자에게 치명적인 경험이라는 얘기가 있다.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 여자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취급도 안 해 준다'는 항간의 소문이 그것이다.

호주를 찾은 대학생들은 보통 '팜스테이'라는 농장 근무를 선호한다. 도시의 시간제 근무보다 훨씬 여유롭고 소득 또한 높기 때문.

문제는 한창 혈기 왕성한 대학생들이 여가 시설이 부족한 농장에서 마땅히 '할 일'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환경 속에서 이성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

또 농장 지역은 시내에 비해 전월세가 저렴해, 비교적 부담 없이 이성과 동거를 시작할 수 있다.

지금보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더 보수적이었을 2006년 호주 현지 동포신문인 '코리아타운'에서 한인 유학생 2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7명이 현지 동거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의 자유롭고 붕 뜬 듯한 분위기에 편승해 혼전 동거나 문란한 생활을 하는 여성 워홀러(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은 일부이고, 영어 공부 열심히 하면서 멋지게 사는 이들도 많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