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주장 손흥민과 '1시간' 독대하며 나눈 대화 직접 밝혔다

2024-07-2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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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나선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 나섰다.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나선 홍명보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 뉴스1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나선 홍명보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 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5개월만에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취임 기자회견에 나섰다. 긴장한 표정으로 등장한 홍 감독은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평상시에는 (그냥) 이야기했지만, 오늘은 적어 왔다. 내 마음을 읽겠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기자회견을 시작하기에 앞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축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늘 나는 K리그 팬들과 약속을 저버린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특히 그동안 큰 성원을 보내준 울산 HD 팬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려고 한다. 울산 팬들이 보내준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덕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큰 상처를 드렸다는 점에서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인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인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 뉴스1

그는 "울산 HD 그리고 K리그 팬 여러분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다. 실망한 팬들에게 용서받는 길은 내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이끄는 길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성원에 큰 책임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자회견 말미 홍 감독은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유럽 출장 중 손흥민 선수도 만나셨는데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 말씀 부탁드린다"는 질문을 받았다.

홍 감독은 "이제 최종예선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북중미 월드컵의 결과를 얘기하기엔 좀 이른 감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이 원정 경기에 가장 좋은 성적이 16강이었는데, 저희는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번에 유럽 출장길에 선수들과 미팅을 했는데, 모든 선수들과 같은 형태로 이야기를 했다. 첫째로는 감독으로서 이 선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 운영, 이런 것들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또 지금 대표팀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앞으로 내가 감독으로 팀을 운영할 몇 가지 방향에 대해 전달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번에 선수들을 처음 만났기 때문에 9월에 첫 소집을 하면 (어색한) 분위기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지난 19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단둘이 만나 관심을 모았다. 직접 손흥민을 찾아간 홍 감독은 수행 직원도 내보낸 채 1시간가량 손흥민과 독대하며 여러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둘의 독대를 두고 축구협회 안팎에 퍼져 있는 손흥민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축구해설가 서형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 감독의 유럽파 선수들 순회 방문은 대표팀 내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손흥민의 리더십과 연결 짓는 협회 내부의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홍 감독은 주장 손흥민을 시작으로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설영우 등 다른 유럽파 선수들과 차례로 만남을 가진 뒤 지난 25일 귀국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9월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 나선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고배를 마셨던 홍명보 감독은 10년 만의 대표팀 감독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