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실신까지…파리올림픽 개막 직전부터 치명적인 문제 터졌다

2024-07-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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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경기장 오가는 셔틀버스 찜통더위에 선수들 불만 토로

개막이 임박한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폭염 피해를 호소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김제덕을 비롯한 출전 선수들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점수 확인을 마친 후 자리로 되돌아가고 있다. /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양궁대표팀 김제덕을 비롯한 출전 선수들이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개인 랭킹 라운드에서 점수 확인을 마친 후 자리로 되돌아가고 있다. /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설치된 오륜기가 밝게 빛나고 있다. /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설치된 오륜기가 밝게 빛나고 있다. / 뉴스1

우리 선수들이 셔틀버스의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죽하면 버스 내 열기로 인해 쓰러진 선수가 벌써 나왔을 정도다.

한국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는 25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선수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셔틀버스 주 에어컨을 틀어주는 버스도, 안 틀어주는 버스도 있다"라며 "버스에 정말 많은 선수가 타다 보니까 사우나 같다. 밖의 기온보다 버스가 더 더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테러 위협 때문인지 창문도 못 열게 하고 안전요원이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놨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그는 "다른 나라 선수가 (버스에서 내린 뒤)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버스 온도를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하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황선우는 "선수촌에서 수영장까지 40~45분 정도 걸린다. 오늘은 버스 배차 시간이 애매해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왕복 3시간을 길에다 투자할 판"이라며 "운송 체계가 미흡해서 오가는데 너무 힘들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비슷한 것 같더라"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경기 날까지 그러면 큰 문제다.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도 "버스가 너무 덥다"라며 "며칠 전에는 버스가 좁은 길목에 잘못 들어가 차가 파손되는 사고도 났다. 길을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 뱅뱅 돌기도 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선수들의 발이 되어주는 셔틀버스 내 환경은 경기 전이나 후 컨디션 조절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더군다나 선수들이 타는 셔틀버스는 직통노선이 아니라 40~50분 정도 소요된다. 배차 시간표대로 운행된다는 보장도 없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이틀 앞둔 25일(한국시간) 개막식이 진행될 예정인 에펠탑 앞 센강에서 선수들을 태우고 입장할 보트들의 예행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2024 파리 올림픽을 이틀 앞둔 25일(한국시간) 개막식이 진행될 예정인 에펠탑 앞 센강에서 선수들을 태우고 입장할 보트들의 예행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 뉴스1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탄소배출 목표치를 190만 톤으로 정했다. 기존 올림픽 대회 대비 50%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조직위원회는 '에어컨 없는 올림픽'을 세계 최초로 계획해 숙소에 에어컨 설치를 아예 안 했지만 기록적인 무더위로 결국 에어컨 사용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각국이 자체 비용으로 에어컨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대표팀은 냉풍기와 냉각 조끼 등을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지속 가능한 스포츠협회는 지난달 "기록적 폭염 탓에 파리올림픽은 도쿄올림픽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림픽 개최 전부터 '최악의 폭염 올림픽'이 예상된 만큼 열사병으로 인한 부상이나 경기 일정 변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열린 양궁 경기 중 한 러시아 선수가 불볕더위를 견디지 못해 실신한 사건도 있었다. 당시 도쿄올림픽위원회가 밝힌 경기 당일 최고기온은 33도였으나 높은 습도로 인해 체감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