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든 에어컨을 틀어도 여름이 시원해지지 않는 이유

2024-07-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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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지구 온도만 상승…

'전세계에 있는 모든 에어컨을 틀면 여름이 시원해지지 않을까.' 어릴 적 한 번은 품을 법한 의문이다. 한창 더울 때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알아보자.

에어컨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pu_kibun-shutterstock.com
에어컨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pu_kibun-shutterstock.com

에어컨은 어느덧 필수 가전이 됐다.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기 힘들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 전세계 모든 에어컨을 동시에 가동하면 여름을 더 시원하게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러면 오히려 지구 온도가 올라갈 뿐이다.

에어컨은 실내의 더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면서 실내를 시원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외부로 배출되는 열은 지구 대기 온도를 높인다.

에어컨이 작동할 때 발생하는 열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단순히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구의 열에너지를 증가시킨다.

더 큰 문제는 에어컨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다. 에어컨은 전기를 사용해 작동하는데, 이 전기는 화석 연료를 통해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화석 연료는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에어컨 사용이 증가할수록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따라 발전소는 더 많은 연료를 태워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켜 지구 기온 상승을 초래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phelleon-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phelleon-shutterstock.com

에어컨의 냉매 가스도 문제다.

과거에는 CFC(염화 플루오린화 탄소)가 사용됐으나, 이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현재는 CFC를 대체해 HFC(수소화 플루오린화 탄소)가 사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해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도시 열섬 현상도 심화한다. 도시 열섬은 도시 지역이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높은 현상이다.

에어컨이 외부로 배출하는 열 역시 도시 열섬의 악화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에어컨 사용이 증가할수록 도시 내 기온은 더욱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전세계 모든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은 여름을 시원하게 만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에어컨 사용에 의존하기보다는 건물의 단열을 개선하고 자연환기 시스템을 활용하며,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드는 등 친환경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