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이 부르면 갑니다”… 독소 조항 막차 탄 홍명보 감독 향해 누리꾼들 어금니 꽉 깨물었다

2024-07-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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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2항은 사문화된 조항…삭제할 방침”
개정안이 9월 협회 이사회 통과되면 확정

대한축구협회(KFA)가 논란의 중심이 된 'K리그 감독 빼가기' 규정을 삭제할 계획이다.

홍명보 감독 '제 인생 마지막 도전 레전드 의견 존중'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7월 15일 오전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마이크 앞에 자리잡고 있다.  / 뉴스1
홍명보 감독 '제 인생 마지막 도전 레전드 의견 존중'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7월 15일 오전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위해 마이크 앞에 자리잡고 있다. / 뉴스1

24일 뉴스1은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독소 조항'으로 불리는 규정은 이미 사문화되었으며, 앞으로, 공식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도 K리그1 울산 HD의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이 조항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된 바 있다.

매체는 "축구협회 관계자가 12조 2항은 실제 적용되지 않는 사실상 폐지된 조항으로, 현실적인 운영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하여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홍 감독의 경우 역시 단순 통보가 아닌 구단과의 협의를 통해 선임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해당 규정이 실질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 조항에 따라 협회는 프로구단 소속 감독과 코치들을 마음껏 대표팀으로 불러왔다. 하지만 한순간에 지도자를 잃은 K리그 구단들은 협회의 일방적인 행정 아래 무력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독소 조항'이라며 거세게 비판해 왔다.

신임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역시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며 "예전처럼 K리그 감독들을 대표팀으로 데려오는 것은 현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시대 흐름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고 협회의 관행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이러한 발언에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축구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홍명보까지 하고 사문화", "할 거 다 했으니 이제 지우네", "적용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사문화된 규정이라니", "사문화된 규정인데 이번에 진행했으면 앞으로 규정을 지우든 말든 똑같이 하겠단 뜻이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저거 그냥 시늉 같다.", "홍명보 빼 올 때 쓴 거 같은데 사문화된 게 맞긴 하냐?", "눈 가리고 아웅 하네", "홍명보 왈 '나까진 하고 ㅎㅎㅎ'","늦었죠. 협회 규정 안 지킨 거 들켜버렸죠", "일단 나까지만 꿀 빨고" 등 부정적인 댓글이 이어졌다.

축구협회와 반대로 대한농구협회, 대한배구협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시 반드시 프로구단과 협의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도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협회의 일방적이고 오만한 사고를 버리고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로구단 팬들 사이에서도 구단 사령탑이 중도에 바뀌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축구협회가 프로축구계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 존중의 행정을 펼칠지 주목된다. 이번 규정 개정은 대회기술본부에 의뢰되어 현재 진행 중이며, 추후 이사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다음 이사회는 9월에 열릴 예정이며, 이 전까지 전체적인 규정을 철저히 검토한 후에 추가적인 개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혼돈의 KFA'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 촉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불참 의사를 밝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제외한 경기인 출신 상근부회장 주재 임원진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4월 1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협회의 모습. / 뉴스1
'혼돈의 KFA'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 촉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불참 의사를 밝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제외한 경기인 출신 상근부회장 주재 임원진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4월 1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협회의 모습.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