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빈소 표정] 배우 황정민, 슬픔에 북받쳐 취재진 질문에 답도 못했다

2024-07-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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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윤상 “큰 산 같은 분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30여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해 온 가수 고(故) 김민기의 빈소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951년생인 고인은 서울대학교 회화과 출신으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이끌어왔다. 한국 대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그의 대표곡으로는 '상록수' '친구' '기지촌' '주여' '이제는 여기에' '아침이슬' 등이 있다. 그는 뮤지컬 연출가로도 활동했으며 제 10회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과 2018년 한국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 학전 제공
30여년간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해 온 가수 고(故) 김민기의 빈소가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1951년생인 고인은 서울대학교 회화과 출신으로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이끌어왔다. 한국 대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그의 대표곡으로는 '상록수' '친구' '기지촌' '주여' '이제는 여기에' '아침이슬' 등이 있다. 그는 뮤지컬 연출가로도 활동했으며 제 10회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과 2018년 한국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 학전 제공
배우 황정민이 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수 김민기(학전 대표)의 빈소를 찾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황정민은 22일 저녁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각별했던 고인과의 기억을 떠올린 까닭인지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학전이 배출한 스타인 '학전 독수리 5형제'(장현성 설경구 김윤석 조승우 황정민) 중 한 명인 황정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민기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장현성 또한 빈소를 찾았다. 장현성은 김민기가 33년간 운영한 대학로 소극장 학전 무대에 오르며 배우의 꿈을 이뤘다. 그는 고인의 대표 연출작인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조금 더 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셨으면 감사했을 텐데 마음이 아주 황망하다. 요 며칠 컨디션이 좋아지셨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장현성은 "(김민기) 선생님 덕분에 저희가 건강히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며 "부디 편안하게 좋은 곳으로 가시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빈소엔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가수 윤상은 "큰 산 같은 분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슬프다"면서 "선생님이 작곡한 '백구'를 듣고 존경하게 됐다.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노래를 만드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배우 박원상은 "선생님과 또래인 분들은 강단으로 가셨지만, 김민기 선생님은 끝까지 학전을, 대학로를 지켜주셨다"며 "옛날에 (단골 카페인) 학림에 가면 늘 맥주를 마시고 계셨는데, (하늘에) 가셔서 좋아하시는 맥주 많이 드시고 쉬시면 좋겠다"고 애도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고인과 대학 시절부터 친분을 나눈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도 빈소를 찾아 명복을 빌었다. 유 교수는 고인에 대해 "겸손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밖으로 자기를 드러내지 않았다"며 "하지만 그가 문화예술을 고집하며 이룩한 것들은 우리의 어마어마한 문화유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학전 무대를 거쳐 간 가수 이은미, 권진원, 박학기, 장기하, 알리 등이 조문했다. 이들은 지난 3월 학전 폐관을 앞두고 '학전 어게인 콘서트'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 배우 문성근, 강신일, 이병준, 류승범, 김희원, 김대명, 배성우도 빈소를 찾았다.

공연예술계 인사들뿐만 아니라 종교인과 학생 등 각계각층 조문객도 늦은 밤까지 빈소를 찾았다.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고인은 최근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1971년 가수로 데뷔한 고인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대표곡으로 남겼다. 1991년 학전을 개관해 뮤지컬, 어린이극 등 여러 공연을 연출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