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 “사직 전공의들, '개원가'로 취직시켜달라”

2024-07-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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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로 취직 도와달라는 문자 보내

전공의 대표가 사직 전공의들을 '개원가'에 취직시켜달라고 요청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에게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에 취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지난 18일 기준 각 수련병원이 사직 처리한 미복귀 전공의는 7648명이다.

이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신청서를 낼 수 있는데 이걸 놓치면 다음해 9월까지는 수련을 재개할 수 없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오는 24일 25개 구회장단, 사직 전공의들과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전공의 대표는 이를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요청을 한 걸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하지만 지역의사회 등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경험이 많지 않은 봉직의 채용 시 월급은 주 5일 근무 기준 600만∼700만 원 정도다.

서울 지역 한 병원장은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전공의들 눈높이는 월 1000만 원에 맞춰져 있지만 이미 시장엔 인력 과잉 공급 요인이 선반영됐다”며 “최근 주 5일 700만 원으로 구인 공고를 냈더니 전공의들이 적다고 불만을 쏟아내 부담스러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사직 전공의들이 시간당 단가를 낮춰 급여를 떨어뜨리면 전공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해 양측 중간 접점을 찾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면서도 환자들을 위해 사직 대신 단식을 선택한 의사가 있었다.

지난 3일 동아일보는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 인터뷰를 보도했다. 고 교수는 지난달 23일부터 단식 중이다. 물, 소금, 커피만 섭취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그는 “단식 후 허리둘레가 약 4인치(약 10cm) 줄었고 몸 구석구석에서 통증이 느껴지지만 건강에는 큰 지장에 없다”고 전했다.

고 교수가 단식을 결심한 데는 한 댓글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인터넷에서 ‘의사들은 자기 몸이 아까워 삭발도 안 하고 단식도 안 한다’는 댓글을 봤다”며 “생각해보니 의료공백 사태 후 환자와 전공의, 미화원 등 다들 힘들어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암 환자들이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 며칠이라도 진료일을 앞당겼으면 한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고 고통 분담 차원에서 단식을 결심했다고도 덧붙였다.

고 교수의 단식 1원칙은 '환자에게 피해주지 않기'다.

고 교수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 커피를 들이켜 컨디션을 100% 가깝게 끌어올린 후 수술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 판단해 진료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때까지 환자들을 진료할 것”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단식을 통해 정부의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처럼 의대 정원이 대폭 늘면 교육이 불가능하다. 의대 교육 현장이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가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한 발짝만 물러서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아산병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후 필수 의료과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히는 일이 벌어졌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