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3년 전 국민적 공분 산 사건 피해자도 '구제역'한테 당했다

2024-07-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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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도와준 대가로 기부금 달라고 요구”

유튜버 구제역이 과거 후원과 기부를 내세우며 자신의 영상에 등장한 폭행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구독자 1000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고발당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구독자 1000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고발당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20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구제역은 2년 전인 2022년 5월 40대 가장 A씨로부터 기부를 이유로 200만 원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단지 주변 산책로에서 가족과 걷던 중 만취한 20대 여성에게 욕설과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해당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샀고 뉴스에서도 다뤄졌다. 이에 구제역도 A씨를 돕겠다며 해당 사건에 관한 영상을 여러 차례 올렸다. 이후 A씨를 폭행한 여성은 자신의 신상이 폭로되자 사건 발생 9개월 만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합의했다.

이때 A씨는 구제역에게서 후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매체는 "당시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A씨가 '(후원금이) 보통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구제역은 '제가 이러는 건(금전 요구) 시청자와 약속 때문인데 선생님이 이를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합의를 했으니 조금 부담해 주면 좋겠다'며 '(금액은) 보통 피해 보상의 10% 정도를 준다'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구제역이 A씨에게) '예전에 피해자가 합의해 영상을 내리게 되면 해당 영상으로 얻은 이익 전부를 기부하기로 시청자와 약속했다'며 '기부하면 영수증 인증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결정해 줘야 한다. 지금 가해자 측 변호인이 영상으로 고소한다고 한다. 고소해도 처벌받진 않을 거 같지만 변호사 선임하면 돈이 550만 원 정도 들어간다. 이 돈을 내면서까지 영상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라고 했다.

그러나 A씨는 구제역에게 기부처 정보를 요구하며 자신이 직접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구제역은 "(A씨가) 기부 안 해도 된다. 영상 내리고 기부는 내 돈으로 하겠다. 내 영상이니 내가 다 책임지겠다. 구독이니 후원이니 이런 말 꺼낸 거 자체가 생각이 짧았다"라며 태도를 돌변했다. A씨는 당황했지만 여전히 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200만 원을 구제역에게 송금했다. 그러나 정작 구제역 채널 어디에서도 A씨의 기부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구제역은 "기부하지만 인증은 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거 인증하면 착한 사람 코스프레 한다고 또 욕을 먹기 때문"이라고 매체에 해명했다.

이어 "A씨에게 기부금 지원 언급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만 당시 그가 보낸 돈은 바로 카카오 송금을 통해 돌려줬다"라며 "A씨가 원만한 합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영상까지 내렸는데 돈 받은 사람 취급받는 것은 억울하다"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매체에 따르면 돈을 바로 돌려줬다는 구제역의 주장과 달리 A씨 통장에는 그달 거래 이력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진짜로 돈을 돌려주려고 했다면 계좌번호를 물어보거나 더 적극적인 방법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의아해했다.

그러면서 "(기부나 후원을) 안 해도 된다고 말은 하는데 우회적으로 계속 요구했다"라며 "당시는 그냥 돈을 입금하고 일을 마무리 지었지만 이번 쯔양님 사태를 보니 저 외에도 억울한 사람들에게 선의와 정의를 가장해 접근했을 생각에 황당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구제역은 먹방 유튜버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약 5500만 원가량을 갈취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2부는 지난 18일 경기도에 있는 구제역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제역은 "쯔양을 공갈·협박한 사실이 없고 부끄러운 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라며 "쯔양 소속사가 (다른 유튜버들의 쯔양 과거 폭로를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 계약 체결을 제안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