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밖의 일이다” K리그서 정말 이례적인 사건 발생, 팬심 나락으로
2024-07-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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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트레이드 성사 직전 일방적으로 파기한 울산HD
K리그 역사에서 보기 드문 일이 벌어져 충격을 안기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떠난 프로축구 울산HD가 사령탑을 잃은 뒤 FC서울과 성사 직전이었던 트레이드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에 졸지에 감독을 잃은 울산HD 팬과 피해 구단인 FC서울 팬들도 줄지어 분노하고 있다.
울산은 최근 서울과 선수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는 홍 감독이 울산을 이끌 때 성사된 계약이었다. 트레이드 조건은 상무에서 전역한 국가대표급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를 내주고 왼쪽 풀백 이태석에 현금을 얹어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양 구단은 구두 합의에 이어 선수 개인 협상까지 끝냈다. 울산에 이미 집까지 구한 이태석은 지난 주말 선수단과 인사한 뒤 팀을 떠났고 원두재도 서울에서 새출발을 계획했다. 이미 대부분의 절차가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최종 서명을 앞둔 지난 16일, 울산은 FC서울에 돌연 이적 철회를 통보했다. 앞서 팬 커뮤니티 등에서는 원두재를 내보내는 결정에 반발했는데 김광국 울산HD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거쳐 그를 잔류시키는 쪽으로 바꾼 것이다.
팬들의 반대도 심하고 팀을 떠난 홍 감독 체제 아래 추진된 트레이드라 강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트레이드는 어느 프로 종목이든 구단 간 예민한 사안으로 여겨지기에 갑작스럽게 계약이 파기되는 일은 거의 없다. 특히 이번 사안은 양측 최종결재권자까지 동의한 가운데 이뤄진 사안을 갑자기 한쪽이 뒤집어버리면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와 관련해 김광국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컨펌(최종 결정)을 해줘야 할 감독이 부재가 되면서, 그리고 중간에 팬들의 거센 반응도 있고. 이게 이제 상대 구단에 좀 실례가 되고 해서 죄송합니다, 진짜"라고 KBS에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서울 김기동 감독은 이태석이 팀을 이미 떠난 지난 17일 포항 스틸러스와 코리아컵 8강전을 치른 뒤 취재진과 만나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미 대표이사까지 결정한 것 아닌가. 앞으로 그러면 대표이사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며 상당히 불쾌해했다.
울산은 이날 트레이드 철회에 관한 해명문을 서울 구단 및 언론사에 전달했다. 해명문에는 '원두재가 7월 15일 전역 예정이었으나 선수 측에서 해외 이적을 희망해 추진 중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선수가 먼저 이적을 바라면서 대체자로 정우영을 영입했다고 강조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다 원두재 측이 이적이 여의찮게 되자 서울과 트레이드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홍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도 트레이드 철회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많은 울산 팬은 내년 클럽월드컵을 앞둔 구단이 대표급 자원인 원두재를 쉽게 내놓으려 한 것과 선수를 전면에 내세운 해명을 비판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원두재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게 우선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원두재는 트레이드 철회 결정에 훈련 불참까지 선언했다. 이후 동료의 위로를 받고 18일 다시 합류한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