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조심스럽게 한마디 남겼다

2024-07-1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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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관계자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려는 것 같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선임과 관련해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년 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년 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6일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 장례식장. 한국프로축구연맹 한웅수 부총재의 부친상으로 수많은 축구인과 관계자가 조문했다.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도 저녁 시간대에 빈소를 찾았다.

정 회장은 한 부총재, 그리고 그의 가족을 위로한 뒤 자리에 앉았다가 주요 인사를 만났다. 이후 자리를 뜰 때 주변에 있던 조문객과 일일이 악수하며 “죄송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정 회장께서 인사할 때마다 ‘죄송하다’고 말씀했다. 아무래도 축구계가 뒤숭숭한 만큼 수장으로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려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 축구인은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한국 축구 수장이 상갓집에서 사죄할 게 아니라 대중 앞에서 해명이든, 용서든 ‘대국민 메시지’를 내달라는 의미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지금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히 팬의 비판만이 아니지 않느냐. 축구계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나 있다. 이를 조금이라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만한 그림을 만들려면 회장이 나서서 수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후 5개월가량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한 협회의 최종 선택은 국내 지도자인 홍명보 감독이었다.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다가 뚜렷한 이유 없이 국내 감독을 선임한 점과 홍 감독이 대표팀에 생각이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가 갑자기 180도로 자세를 바꾼 점 등을 들어 팬들은 협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일한 박주호가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을 본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가운데 국가대표 출신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김영광 등 축구인들이 연이어 목소리를 보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이에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협회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년 2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 회의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4년 2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원 회의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home 이근수 기자 kingsma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