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에 왜 죽어야 하죠?” 군인 딸 보내기로 결정한 아버지 절규

2024-07-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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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상관에게 강제 추행 당했던 여군

세상을 떠난 여군의 장례식이 3년여 만에 치러진다.

18일 JTBC는 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인터뷰를 보도했다.

아버지는 딸이 2021년 5월 22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안치된 지 3년 2개월이 지난 지금, 장례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 중사는 공군 제15비행단 소속이던 지난 2021년 5월 충남 서산의 공군 부대 관사에서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고 이예람 중사 / 뉴스1
고 이예람 중사 / 뉴스1

사망 2개월 전 상관에게 강제 추행을 당하고 근무지 옮긴 지 일주일이 채 안됐을 때였다.

JTBC는 "회유와 압박 등 2차 가해가 있었다. 공군과 국방부 차원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논란으로 이어지며 사망 1년 만에 특검이 출범했고 8명이 기소됐다"고 전했다.

강제 추행 가해자는 징역 8년을 선고 받았고 일부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고인의 아버지는 "제가 이제 예람이하고 아픔을 같이 하고 또 여기 수도병원에서 3년 2개월 동안 제가 예람이하고 같이 얼굴을 마주 보고 바깥에 재판 갔다가 가기 전에 얘기하고 갔다 와서 얘기하고 잠 안 오면 얘기하고 이런 생활을 계속해 왔지요. 그게 바로 말 그대로 부모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의 장례식이 사망 3년 2개월 만에 진행된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이 중사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중사의 장례는 이날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葬)으로 진행된다. / 뉴스1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의 장례식이 사망 3년 2개월 만에 진행된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이 중사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중사의 장례는 이날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葬)으로 진행된다. / 뉴스1

아버지는 딸을 보내주기로 한 데 대해 "나는 저대로 예람이를 3년 이상은 있게 하면 안 되겠다. 에람이 예우를 찾기 위해서 군 수뇌부라던가 정당하게 예우를 받을 수 있는 그런 군 당국하고 계속 대화를 나눴죠. 제가 신경을 너무 많이 써가지고 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고 그런 상황에서 후유증도 오고 (고인의) 엄마가 눈빛이 이상해지면서 자해 행위를 하고 전혀 보지 못했던 상황으로 우리 가족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그런 상황을 보니까 그런 면도 연관이 있었죠"라고 했다.

아버지는 "특검을 통해서 너무나 많이 알았다. 이 특검에서 군 지휘관들이 피해자가 생기면 군 법률 지휘관하고 카르텔을 형성해서 자기의 지위, 권력, 영달을 위해서 저 밑에 있는 지휘관한테 연락을 해서 같이 조작을 하고 허위보고를 만들고"라고 주장했다.

고 이예람 중사 / 유튜브 'JTBC News'
고 이예람 중사 / 유튜브 'JTBC News'

이어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요. 군 수뇌부, 군 법률 수뇌부, 특검에서는 지금 그 수뇌부까지는 못 갔죠. 그것 좀 내가 해결보고 싶고요. 그렇게 하다보면 오히려 또 조금 더 한 걸음 더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훈련병 사망 사건 등에 대해 생각을 묻자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는 "군에 들어간다고 인권을 빼앗기는 게 아니잖아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 당하는 거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 어떻게 돼 있냐. 군 인권을 막 빼앗아간다. 평시인데도 왜 죽어야 되죠?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들어간 사람들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무조건 예우를 해줘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가 딸의 군번줄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유튜브 'JTBC News'
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가 딸의 군번줄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유튜브 'JTBC News'

고 이예람 중사의 영결식은 오는 20일,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유튜브, JTBC News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