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 외압? 대통령실 02.800.7070 실체 밝혀진다

2024-07-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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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원, 박정훈 대령 측 신청 인용

'대통령실 내선전화'의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17일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는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지난해 7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대통령실 내선번호 ‘02-800-7070’의 수·발신 내역을 통신사로부터 제출받기로 했다.

해당 번호는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수사외압 의혹의 시발점으로 여겨진다.

고 채수근 상병을 추모하는 시민 / 뉴스1
고 채수근 상병을 추모하는 시민 / 뉴스1

박 대령 측은 지난 5일 재판부에 제출한 사실조회 신청서에서 “해당 번호로부터 2023년 7월3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 이후부터 (해병대 수사단 사건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를 시작으로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박 대령 측은 “해당 번호는 이 전 장관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사용하는 번호로 추정된다”며 “이 번호의 통신기록을 확인하면 이 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이 이 전 장관 외 누구에게, 언제 지시를 내렸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이 이 번호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지난해 7월 31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사망사건 관련 혐의자에 포함됐다는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날이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54분 ‘02-800-7070’ 번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 2분 48초 정도 통화를 했다.

채수근 상병의 1주기를 앞두고 17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채상병의 묘소에서 해군 출신인 박종문 씨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채수근 상병의 1주기를 앞두고 17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채상병의 묘소에서 해군 출신인 박종문 씨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대상 현안질의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외부 확인 불가한 기밀 사안"이라고 했었다.

17일 오전부터 서울시청 청계광장에는 채 상병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전날 오후 청계광장 조형물 스프링(소라탑) 앞에 채 상병 1주기 분향소를 2개 동으로 설치했다. 분향소는 순직 1주기를 앞둔 이날부터 19일까지 3일간 운영된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민간인 실종자를 수색하던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이후 실종 지점에서 5.8㎞ 떨어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