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성과금 1700만원 보내고 욕먹는 대기업 직원

2024-07-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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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리 4만 6662원 뗐다고 칭찬 대신 핀잔” 한숨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직장인들이 구두를 벗고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 뉴스1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서 직장인들이 구두를 벗고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 뉴스1

소형차 한 대 값의 성과급을 아내에게 갖다 바치고 욕먹었다는 대기업 직원의 푸념이 누리꾼들을 들끓게 했다. 누리꾼들은 아내에게 잡혀 사는 '퐁퐁남'의 처지를 동정하면서도 성과급 규모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15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와이프에게 1700만 보내주고 잔소리 듣네'라는 글이 올라왔다.

대기업 직원임을 인증한 A 씨는 "성과급이 오늘 들어와서 1700만원 보내줬는데 수고했다는 칭찬은커녕 뒷자리 잘랐다고 뭐라 하네. 이게 맞냐"고 하소연했다.

'와이프에게 1700만 보내주고 잔소리 듣네' / 블라인드·포모스
'와이프에게 1700만 보내주고 잔소리 듣네' / 블라인드·포모스

A 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그는 아내에게 1700만원 송금 알림톡과 함께 "짜릿하구먼~"이라는 뿌듯함을 표출하는 메시지를 뿅뿅 날렸다.

머리를 쓰다듬어줄 줄 알았던 아내는 웬걸 "왜 뒤에는 다 떼니"라며 싸늘한 기운을 뿜었다.

급당황한 A 씨는 성과급 입금 내역을 캡처해 보내며 "자투리 4.6이다"고 호소했다.

성과급 내역을 보면 이날 정확히 1704만 6662원이 계좌에 꽂혔다. A 씨는 이 중 우수리 돈 4만 6662원을 제하고 깔끔하게 1700만원을 보낸 것이었다. 거액을 상납한 A 씨가 삥땅한 돈은 소줏값 정도였는데 핀잔을 들으니 억울할 만했다.

A 씨의 해명에도 아랑곳없이 아내는 속사포로 불만을 쏟아냈다.

아내는 "그래서 오빠가 1700만원을 주고도 욕을 먹는 거다"며 "정확히 다 주고 나한테 달라 그래야지"라고 핀잔을 줬다. "이런 식으로 매번 떼고 주는 게 난 싫은 거야. 그게 천원이 됐든 뭐가 됐든"이라고 타박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실화냐"며 글쓴이 아내의 대응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과 함께 성과급 액수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국내 5대 재벌 계열사인 이 회사는 매년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분할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1700만원이 1년 치 성과급의 일부인 것이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