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냄새가 나서”...흉기를 든 남성이 베란다 가벽을 부수고 들어왔다

2024-07-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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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용 소방 시설 '경량 칸막이' 부수고 침입

새벽 시간대 "가스 냄새가 난다"며 아파트 가벽을 발로 차 부순 뒤 옆집에 침입해 흉기 소동을 벌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0대 남성이 아파트 베란다 가벽을 부수고 옆집에 침입했다. / JTBC 보도화면 갈무리
30대 남성이 아파트 베란다 가벽을 부수고 옆집에 침입했다. / JTBC 보도화면 갈무리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재물손괴, 주거침입 등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5일 오전 3시 40분쯤 인천 서구 공촌동의 한 아파트 3층 베란다에서 설치된 가벽을 부수고 옆집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가 부순 가벽은 피난용 소방 시설인 '경량 칸막이'로, 아파트 화재 발생 시 현관으로 대피할 수 없는 경우 옆 세대로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얇은 합판이나 석고보드로 돼 있어 작은 충격으로도 벽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

A 씨는 흉기를 손에 쥔 채 이 칸막이를 발로 차 부순 뒤 머리와 상체 일부를 옆집 쪽으로 들이밀었다. 이에 놀란 옆집 주민 B 씨가 경찰에 신고하자 A 씨는 아파트 베란다 외벽에 설치된 소음 차단벽 철골 구조물에 걸터앉았다.

B 씨의 신고에 출동한 경찰은 A 씨의 추락에 대비해 특공대 등을 투입, "집 안으로 들어오라" 설득하는 한편 바닥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등 조처했다.

경찰의 설득에도 오랜 시간을 난간에서 버티던 A 씨는 약 5시간 뒤인 같은 날 오전 9시쯤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과거 정신 병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가벽을 부수고 침입한 이유에 대해서 "집에서 가스 냄새가 나서 도움을 청하려고 부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를 가족에 인계했다. 현재 A 씨는 병원 치료를 위해 입원 조치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스스로 불안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A 씨가 퇴원하면 형사처벌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