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바뀐 우리 집 그렇게 이상한가요?” 글이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이유

2024-07-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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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진짜로 이런 우리가 이상한 건가요?”

살림하는 남편을 둔 한 여성이 최근 생긴 고민을 토로한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민에 빠진 여성 (참고 사진) / Backgroundy-shutterstock.com
고민에 빠진 여성 (참고 사진) / Backgroundy-shutterstock.com

여성 A 씨는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녀가 바뀐 우리 집 그리 이상해요?'라는 제목의 사연을 올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세 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저는 40대 초반이고 남편은 30대 초반이에요. 나이 차이는 10살 정도 나요. 저는 나름대로 능력도 있고 싱글 생활에 만족도가 높아서 독신주의였는데, 남편을 만나면서 생각이 바뀌어 결혼하게 됐어요.

남편은 프리랜서라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결혼 전부터 합의한 사항으로 제가 돈을 벌고, 남편이 일을 그만두고 살림과 육아를 맡기로 했어요. 결혼한 지 4년째인데 우리는 아주 행복해요.

저는 사회생활에 욕심도 있고 외향적이라 회사 생활에 큰 스트레스 없이 잘하고 있어요. 외벌이지만 우리 가족은 먹고살 만해요. 남편은 저보다 꼼꼼하고 아이도 좋아해서 살림과 육아를 잘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돈만 벌어다 주는 게 아니라 쉬는 날에는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도 하고, 시댁이나 친정에 놀러도 가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도 자주 나가요. 퇴근 후에는 가족 산책도 매일 하고 있어요.

남편의 유일한 취미가 일요일에 하는 조기 축구와 컴퓨터 게임인데, 축구는 아이와 제가 일어나기도 전에 새벽 6시에 나가서 9시 전에 들어와요. 게임도 본인 자는 시간을 줄여서 밤늦게 한두 시간 하는 정도라서 저는 일절 터치하지 않아요. 그러니 서로에게 불만도 없고, 아이도 엄마 아빠를 잘 따르고, 우리는 너무 행복해요.

그런데 주위 지인들이 너무 간섭이 심하네요. 제 쪽에서는 "너희 남편 아직도 놀고 먹냐"라고 하고, 남편 쪽에서는 "아직도 너 마누라 종살이 중이냐"라며 상처를 줘요. 저는 그런 거 신경 잘 안 쓰는데 남편이 자꾸 상처받나 봐요. 그래서 일부러 어디 가서 기죽지 말라고 지갑도 넉넉하게 채워주고, 누구 만나는 자리에 갈 땐 미리 제 카드를 주고 남편이 계산하게 해요. 옷도 좋은 걸 사 입히고요.

사실 남편이 너무 하고 싶은 일이 들어오면 단기로 할 수 있게 제가 연차를 써서 며칠 살림과 육아를 맡기도 해요. 둘만의 시간도 필요하니 양가 어른들 스케줄이 되실 때 아이를 맡기고 데이트도 한 달에 두세 번은 해요. 어떤 사람은 어리고 잘생긴 남편이 문화센터나 동네 애 엄마와 바람날 거라고 뭐라 하기도 해요. 시댁도 친정도 우리 사는 모습이 웃기다고 해요 (비꼬는 게 아니라 진짜 웃기다고 하심). 우리는 그냥 남녀 역할이 바뀐 것뿐인데, 그건 우리만의 생각일까요? 진짜로 이런 우리가 이상한 건가요?

사연을 접한 많은 누리꾼은 "그저 남 일에 참견 많은 사람들일 뿐", "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웃긴 게 주변에서 욕하는 대다수는 여자고, 남자들은 부러워합니다", "남자도 같은 사람이고 주부가 적성에 맞으면 문제없죠. 힘도 여자보다 세서 좋고", "적성에 맞게 사는 진정한 남녀평등 가정" 등의 반응을 보이며 A 씨 가정을 부러워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