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측정 거부'로 체포된 공무원, 징계 대신 승진 받았다
2024-07-1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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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무죄추정 원칙에 따른 인사”
전북 남원시가 음주 측정을 거부해 체포된 공무원을 승진시켜 부적절 인사라며 질타를 받고 있다.
남원시는 지난 12일 기획팀 예산실장으로 근무하던 6급 공무원 A 주무관을 5급 사무관으로 승진시키고, 어제(15일) 자로 4급 국·과장에 해당하는 시민소통실장 직의 직무대리에 발령했다.
문제는 A 주무관이 지난달 31일 경찰에 체포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주무관은 이날 새벽 광주-대구 고속도로 하행선 갓길에 차를 대고 잠들어 있다가, 고속도로 순찰 중이던 경찰의 음주 측정 시도를 3차례 거부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당시 A 주무관은 경찰에게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지역본부 남원시지부는 성명을 내고 "언론보도를 통해 음주 측정 거부로 경찰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공무원에게 직위해제는커녕 징계 의결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며 "징계를 받아야 할 공무원이 징계가 아닌 승진을 한 이유에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남원시는 해당 공무원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인사를 했다는 입장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으로 결론이 나오지 않았는데 미리 불이익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합당한 징계 등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무원이 오히려 승진해 비판을 받는 것이 이번에 처음 일어난 일은 아니다.
지난 3일 강원경찰청 등에 따르면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는 20대 여성 A 경장은 승진 인사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A 경장은 올해 초 치러진 승진 시험에 합격해 승진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경장이 수사를 받고 있어 이 같은 인사가 적절한지는 논란이 됐다.
앞서 지난 5월 28일 오후 A 경장은 동료 경찰관들과 회식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넘어져 다쳤다.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그는 만취 상태로 의료진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피워 병원 측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A 경장은 이후 해당 병원을 여러 차례 방문해 사과했지만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 등은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A 경장은 연초 시험을 봐서 승진 후보자로 분류했고 승진 결격 사유가 없어 승진 대상자에 올랐다”며 “병원 소란 건과 관련해선 감찰 쪽에서 징계 등 통보를 받은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