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즐겨먹는 굴·홍합에서 검출된 '이것'...이렇게 다량으로 나온 건 처음이다

사람들이 자주 즐겨 먹는 어패류인 굴과 홍합에서 다량의 유리섬유 입자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리섬유 또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이하 GRP) 입자가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9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브라이턴 대학의 해양 생물학 수석 강사인 코리나 치오칸은 지난 5일 '유해 물질 저널'에 굴과 홍합에서 처음으로 높은 수치의 유리섬유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브라이턴 대학과 포츠머스 대학 공동 연구진은 영국 남부 해안 치체스터 항구에서 식용 가능한 해양 생물 샘플을 수집해 연구했다.

그 결과 굴 1kg당 1만 1220개의 유리 입자가 발견됐다. 홍합에서는 1kg당 2740개의 입자가 검출됐다. 굴과 홍합 같은 어패류가 유리섬유를 먹이로 착각해 다량으로 섭취한 것이다. 여과 섭식종 중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겨울철 굴과 홍합에 더 많은 오염 물질이 나왔다. 이에 연구진은 겨울 동안 바다에 배나 장비들이 더 많이 버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치오칸은 "이번 연구는 얼마나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해양 생물들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에 오염됐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리섬유는 유리를 섬유처럼 가늘게 뽑은 물질이다. 특히 여기에 폴리에스테르 수지를 혼합해 만든 GRP는 가벼우면서도 튼튼해 낚싯대, 우산 등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항공기, 미사일, 차량 등에도 사용된다.

유리섬유 입자는 동물의 소화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염증을 증가시키며, 생식 기능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인간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리 섬유는 인간의 피부와 눈, 상기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심하면 폐질환을 일으키거나 암 발병률도 높일 수 있다.

치오칸은 “이번 연구는 얼마나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해양 생물들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에 오염됐는지 보여준다”며 “부드러운 살에 들어가면 섬유가 배출될 수 없고 염증을 시작으로 다른 합병증을 유발하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