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어떻게 보면 좀 치욕스러울 수도 있는 '별명' 얻었다
2024-07-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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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 “아마노가 많이 억울할 듯”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이 된 홍명보 울산 HD 감독에게 달갑잖은 별명이 생겼다.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직 수락에 실망한 팬들이 그를 ‘아마노 홍’이라고 부르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울산에서 뛰다 전북 현대로 이적한 일본인 선수 아마노 준을 두고 취재진 앞에서 “내가 만난 일본 선수 중에 최악"이라고 살벌한 비판을 날린 바 있다. 거짓말만 남긴 채 라이벌 구단으로 갔단 이유에서다. 당시 아마노는 울산에서 받은 연봉보다 10만 달러를 더 얹어주자 전북으로 이적했다.
홍 감독은 "처음에 나와 얘기할 때 (아마노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은 돈 때문에 전북 현대로 이적한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솔직하게 돈에 대해 얘기했으면 팀에 공헌도가 있기 때문에 협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하지 않다고 했던 돈을 보고 (라이벌 구단 전북 현대로) 이적한 것은 울산 팀이나 선수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아마노는 2022 시즌 울산에서 30경기 9득점, 1도움 등을 기록하며 울산이 17년 만에 우승한 데에 기여했다. 그런 아마노를 두고 홍 감독은 ‘최악의 선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시 아마노를 거세게 비판한 홍 감독을 ‘아마노 홍’이라고 부르면서 일부 축구팬이 비판하고 있다. ‘내로남불’ 행보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에 대해 그동안 강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감독은 지난달 30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가 열리는 포항스틸야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상황을 언급하며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날을 세웠다.
홍 감독은 "이 시점에서 그 일을 담당하는 위원장이 사퇴한다는 건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뜻"이라면서 "협회에서 누구도 정해성 위원장을 지원해주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혼자 고립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내가 (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로 올라갔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 그렇다면 대표팀 감독의 '경계'가 정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탑 후보를 따질 때 자신을 '경계'로 삼아 그보다 뛰어난 지도자를 물색하란 뜻이었다.
홍 감독은 "우리 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홍 감독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은 지 10시간 만에 마음을 바꿨단 점이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이사는 지난 5일 오후 11시 대표팀 감독 제안을 위해 홍 감독을 만났으며 다음날 오전 9시 수락 의사를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전엔 공식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울산 HD 팬들이 폭발한 이유다.
이 이사는 홍 감독에게 외국인 감독 못지않은 대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봉 등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이제 한국 지도자들도 외국인 감독 못지않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의 ‘내로남불’ 선택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은 ”아마노를 욕할 때 했던 발언이 부메랑이 됐다“, ”중동이나 유럽에 가려는 선수들에게 자기 믿고 남으라고 했다가 뒤통수를 쳤다“, “아마노가 뒤집은 건 구두 합의였다. 아마노보다 못하다”, “아마노가 많이 억울할 듯”, “누가 홍 감독에게 아마노랑 뭐가 다른지 물어봤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