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폭염에 에어컨 금지 숙소로 논란 빚은 파리올림픽이 내린 '중대 결정'

폭염에도 에어컨이 없는 숙소로 논란을 빚었던 프랑스 파리올림픽 측이 결국 '에어컨 없는 올림픽'이라는 원칙을 포기했다.

지난 2일(현지 시각) 프랑스24 등 보도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각국이 자체적인 비용으로 휴대용 에어컨을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번 주에 주문된 에어컨만 2500대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몇 년간 파리를 강타한 폭염을 고려한 결정으로, 선수들의 수면 부족과 건강 문제를 우려한 조치다. 올림픽 빌리지의 부국장 오거스틴 트란 반 차우는 "우리의 목표는 일생일대의 경기나 경쟁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일반적인 여름보다 쾌적함과 회복에 대한 요구 사항이 더 높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리 올림픽빌리지는 '친환경 올림픽'이라는 주제로 지하에서 펌핑한 차가운 물을 이용하는 지열 냉각 시스템을 갖췄다. 이는 실내 온도를 실외보다 최소 6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안느 이달고 파리시장은 올해 초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해당 시스템에 관해 "매우 높은 기온에서도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에어컨이 필요 없게 설계했다"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앞둔 선수들의 휴식과 컨디션 관리를 위해 추가적인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오자 조직위는 각 팀이 자비로 휴대용 에어컨 장치를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선수단 규모 20위 안에 드는 국가 중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덴마크, 호주 등 8개국은 휴대용 에어컨을 사용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도 대표팀을 위한 친환경 특수 냉매제를 사용한 쿨링 재킷과 쿨링 시트를 준비했으나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조처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리 올림픽은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보다 총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직위는 저탄소 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대신 기존 경기장을 개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숙소와 경기장의 식사 메뉴에서는 육류가 줄어들었고 스케이트보딩과 BMX가 열리는 임시 경기장은 100% 채식주의 메뉴로 변경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