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만 유튜버, 시청역 사고 유족 '이메일' 읽고 직접 조문
2024-07-0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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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의 사연
432만 유튜버 보겸이 시청역 사고 피해자를 애도했다.
4일 유튜브 '보겸TV'에 '시청역사고 유족은 제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보겸은 "어느 날 이 모 씨(영상에선 실명을 밝혀지만, 기사에선 익명 처리합니다) 이메일이 엄청 왔다"면서 "문득 시청 사고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보겸은 이메일 전체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7월 1일 9시 55분 일하던 중 아빠한테 전화가 왔어요... 아빠가 아닌 낯선 목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누구시냐 물었는데 구급대원이 아빠의 주민번호를 다급하게 물어보곤 심정지 상태라 빨리 와주셔야 된다고... 가서 사고 상황을 들어보니 시청역에서 70대 남성이 인도를 들이박아 즉사를 하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빠 나이 55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쓰여 있었다.
시청역 사고 전말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이어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이렇게 메일 보냅니다. 아버지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층 O호실에 계시구요. 저는 둘째 아들 24 이 모 씨라고 합니다. 와서 한번만 안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고 돼 있었다.
보겸은 먼저 서울대 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에서 이메일 발송자 이 씨 이름과 호실을 확인했다. 메일에 적힌 내용과 같았다.
이후 보겸은 이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이 되자마자 보겸은 이 씨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이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형...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보겸은 "뭐 그런 소리를 하나. 형이 (이메일을) 늦게 봐서 미안하다"고 했다.
보겸은 "할말이 없다. 힘들지?"라고 했고, 이 씨는 "형이 가조쿠 챙기는 보고 형이 가족이란 생각을 했고 위로를 받고 싶었다. 친형이 빈소를 지키는 사이 잠깐 나와서 통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보겸은 "우리 가족 맞아"라며 그를 위로했다. 보겸은 조의금을 챙겨 검은 양복을 갖춰 입고 조문을 하러 갔다. 조문하는 장면 등은 촬영하지 않았다.
이후 보겸은 사실 이 씨가 그전부터 꾸준히 이메일을 보냈었다고 했다. 주로 "형, 나 대학 가", "나 군대 가" 등의 내용이었다. 이번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곤 10통 넘은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보겸은 이 씨를 안아주고 왔다면서 "실제로 부고 소식이 오면 찾아갈 때가 있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그저 말로만 가조쿠가 아니라, 진짜 여러분에게 가족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