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인근 차량 역주행 사고, 경찰이 사흘 만에 첫발 뗐다

2024-07-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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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과수, 현장검증도 실시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일어난 차량 돌진 사고로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운전자 차 모(68) 씨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가 이뤄졌다.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를 수사 중인 남대문경찰서 수사관들이 4일 오후 운전자 차 모 씨(68)에 대한 방문 조사를 마치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나서고 있다.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뉴스1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를 수사 중인 남대문경찰서 수사관들이 4일 오후 운전자 차 모 씨(68)에 대한 방문 조사를 마치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나서고 있다.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4일 오후 3시경 입원 중인 차 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차 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 10개 골절과 왼쪽 폐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었기에 경찰은 이번 조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경찰 관계자는 "차 씨의 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일부 언론 인터뷰로 유리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국민 법감정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청역 근처 교차로에서 2일 경찰이 완전히 파손된 차량의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발생한 시청역 사고 차랑 가해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근처 교차로에서 2일 경찰이 완전히 파손된 차량의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발생한 시청역 사고 차랑 가해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실제로 차 씨는 이전 인터뷰에서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동승자였던 차 씨의 부인 김 모(66) 씨도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3D 스캐너와 각종 장비를 동원해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차량 급발진과 브레이크 미작동 주장에 대한 재확인 작업이었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차를 타고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청 직원과 시중은행 직원, 병원 직원 등 보행자 9명이 숨졌다. 부상자까지 합치면 사상자는 총 14명이며, 차 씨 부부를 포함하면 총 16명이다.

지난 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퇴근길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 뉴스1
지난 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퇴근길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 뉴스1

경찰은 차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지만, 체포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치료가 진행 중이며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차 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모 버스운수업체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재직 중 사고 경력이 없던 베테랑 기사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쉬는 날이었으며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열린 처남 칠순잔치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던 중 이 같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